감독
로버트 와이즈 Robert Wise

주연
클라크 게이블....리처드슨 함장
Clark Gable....Cmdr. 'Rich' Richardson
버트 랭커스터....짐 블레드소
Burt Lancaster....Jim Bledsoe
잭 워든....뮬러
Jack Warden....Mueller
브래드 덱스터...제럴드 카트라이트
Brad Dexter....Gerald Cartwright
돈 리클스.....루비
Don Rickles....Ruby
닉 크라바트....루서
Nick Cravat....Russo
메리 라로쉬....로라 리처드슨
Mary LaRoche....Laura Richardson

블레드소와 리처드슨

[Run Silent Run Deep]의 원작은 에드워드 L. 비치의 동명 소설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역군인에 의해 쓰여진 작품이니 제가 소설의 사실성을 트집잡을 수는 없겠죠. 원작과 영화 버전의 차이에 대해서도 건드릴 입장이 아니고.

내용. 너카라는 잠수함이 일본군과 싸우러 태평양으로 나갑니다. 하지만 이 잠수함의 진짜 문제점은 일본군이 아니라 내부에 있죠. 새로 부임한 함장 리처드슨은 1년 전 자기 잠수함을 격침시킨 순양함 아키카제에 대해 이를 갈고 있고 작전은 점점 그의 사적인 복수로 변질되어 갑니다.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이성적인 부함장 짐 블레드소뿐이고요.

굉장히 친숙하게 들리는 이야기죠? 물론 [백경]과 닮았어요. 리처드슨은 에이허브이고 아키카제는 모비 딕이죠. 하지만 요새 관객들에게는 [크림슨 타이드]와의 유사성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올 겁니다. 전쟁과 수압의 끔찍한 스트레스 속에서 개성강한 두 남자가 피터지는 카리스마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이잖아요. 영화 내내 승무원들이 영퀴를 하는 잠수함 영화이니, [Run Silent Run Deep]도 당연히 중간에 언급됩니다.

[크림슨 타이드]에 비하면 [Run Silent Run Deep]은 상대적으로 얌전한 편입니다. 승무원들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고 이들이 버튼이라도 한 번 잘못 누르면 인류 멸망이 온다는 끔찍한 설정은 없죠. 두 남자의 대립은 비교적 쉽게 해결이 되고 둘의 화합 속에 영화는 막판의 클라이막스로 질주합니다.

영화는 우리가 고전 할리우드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딱 그 정도로 날씬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각본은 군더더기 없이 날렵할뿐만 아니라 우리가 잠수함 영화에서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의 날카로운 맛은 기대할 수 없지만 명성 높고 노련한 두 스타들의 펜싱처럼 절제된 카리스마 대결은 충분히 맛볼 수 있죠. [유보트]의 처절한 드라마는 없지만 만족스러운 잠수함 영화입니다.

특수효과는? 음... 지금 관객들에게는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워보이지는 않을 겁니다. 해군에서 실제로 잠수함을 한 척 빌려 찍은 해상 장면은 괜찮아요. 하지만 모형을 사용한 전투 장면은 아무래도 티가 날 수밖에 없죠. 파도가 지나치게 크고 폭발 역시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으니까요. 게다가 수중 장면에서 자세히 보면 어뢰 끝에 붙은 실이 보일 정도랍니다. 하지만 당시 관객들은 그 정도는 애교라고 생각하며 봐줬고 전체 영화의 틀 안에서 보면 별로 신경 쓰이지는 않습니다. (08/01/09)

DJUNA

기타등등

[클라크 게이블의 위대한 승리]라니요... 이런 제목을 달고 나왔으니, 제가 출시 사실을 이제야 겨우 알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