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나이젤 콜 Nigel Cole

주연
브렌다 블리신....그레이스 트레베신
Brenda Blethyn....Grace Trevethyn
크레이그 퍼거슨....매튜
Craig Ferguson....Matthew
마틴 클런즈....뱀포드 박사
Martin Clunes....Dr. Bamford
체키 카리오....자크 슈발리에
Tchéky Karyo....Jacques Chevalier
제이미 포어먼....차이나 맥팔레인
Jamie Foreman....China MacFarlane
빌리 베일리....빈스
Bill Bailey....Vince
발레리 에드먼드....니키
Valerie Edmond....Nicky
트리스탄 스터록....하비
Tristan Sturrock....Harvey
클라이브 메리슨....쿠엔틴
Clive Merrison....Quentin
레슬리 필립스....목사
Leslie Phillips....Vicar
다이아나 퀵....허니
Diana Quick....Honey
필리파 로....마가렛
Phyllida Law....Margaret
린다 커 스코트....다이아나
Linda Kerr Scott....Diana
드니스 코피....홉킨즈 부인
Denise Coffey....Mrs. Hopkins
폴 브룩....찰리
Paul Brooke....Charlie

그레이스와 매튜

우리의 주인공 그레이스는 막 남편을 잃었습니다. 추락사한 바람둥이 남편이 그레이스에게 남긴 것은 엄청난 빚밖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30만 파운드를 갚지 않으면 집이 날아갈 판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결책은 그레이스의 정원사인 매튜가 몰래 목사관에서 키우던 대마와 함께 찾아옵니다. 매튜의 긴급 요청을 받아들여 대마를 온실에서 키우던 그레이스에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거죠. 이걸 팔아서 빚을 갚으면 어떨까?

이렇게 기본 이야기가 시작되면 [오! 그레이스]의 방향은 명백해집니다. 매우 전형적인 영국식 코미디의 도입부니까요. 벌레 한마리 죽이지 못할 것 같은 귀여운 영국 아줌마가 갑자기 마약상으로 나서는 것이죠. 물론 이 시골 아줌마는 괴팍하지만 해없는 괴짜들이 스머프처럼 오손도손 모여 사는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이고, 이들은 자기들만의 괴팍한 윤리관에 따라 이 엉뚱한 상황에 대처합니다.

여기서 조금 튀는 것은 이들이 농담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대마초라는 것입니다. [오! 그레이스]처럼 태평스럽게 이 소재를 다루는 영화는 많지 않죠. 물론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이므로 이런 식의 도덕적 일탈은 어느 정도 당연하지만 대마초는 사정이 다릅니다. 살인처럼 분명한 범죄가 아니고 헤로인처럼 해악이 분명한 마약도 아니므로 오히려 위태롭게 보이는 것이죠. 영화는 적당히 선을 그어 대마초를 처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마초 옹호론처럼 보입니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 영화의 초점은 흐려져 버립니다. 대마초를 블랙 코미디의 추로 삼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당연한 듯 옹호하니까요. 이 둘은 쉽게 공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코미디의 구조를 흔들어버리니까요. 사실 이 영화에서도 충분히 성공적으로 해치운 것 같지 않아요. 특히 후반부의 완벽한 도피형 해피 엔딩에서는요. 저도 판타지와 해피 엔딩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결말은 진짜 이슈로부터 달아난 듯한 느낌만 줍니다.

영화의 결점을 보완하고 또 충분히 빛나게 하는 것은 브렌다 블리신과 크레이그 퍼거슨의 능청스러운 연기입니다. 특히 브렌다 블리신의 시골 아줌마 연기는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요. 아마 지금까지 이 배우가 거칠고 천박한 역을 하는 것만 봐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01/06/11)

DJUNA

기타등등

과연 영국에 이런 동네들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이 동네들도 40년대 남부 이탈리아처럼 영화에서만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