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즈 Keenen Ivory Wayans

주연
안나 패리스....신디 캠벨
Anna Faris....Cindy Campbell
섀넌 엘리자베스....버피 길모어
Shannon Elizabeth....Buffy Gilmore
레지나 홀....브렌다
Regina Hall....Brenda
로클린 먼로....그렉
Lochlyn Munro....Greg
존 애브람즈....바비
Jon Abrahams....Bobby
말론 웨이언즈....쇼티
Marlon Wayans....Shorty
커트 퓰러....보안관
Kurt Fuller....Sheriff
카르멘 엘렉트라....드루 데커
Carmen Electra....Drew Decker
숀 웨이언즈....레이
Shawn Wayans....Ray
셰리 오테리....게일 헤일스트롬
Cheri Oteri....Gail Hailstorm
데이브 셰리단....두피
Dave Sheridan....Doofy
댄 조프리....케니
Dan Joffre....Kenny
릭 더커먼....신디의 아빠
Rick Ducommun....Cindy's Dad

[무서운 영화]는 미라맥스의 호러 자회사인 디멘션이 산 두 편의 패러디 각본을 뭉쳐 만든 영화입니다. 하나는 [Last Summer I Screamed Because Halloween Fell On Friday The 13th]였고 다른 하나는 [Scream If You Know What I Did Last Halloween]였다고 하네요.

위에 언급된 제목만 봐도 짐작할 수 있지만 두 각본의 내용은 모두 비슷비슷했을 거예요. 생각해보면 패러디 영화라는 건 원래 그렇게 독창적일 필요가 없는 장르지요. 원래 있는 영화를 살짝 비틀기만 하면 되니까요.

[무서운 영화]는 [스크림]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섞어만든 각본에 [매트릭스], [샤이닝], [블레어 위치], [식스 센스], [유주얼 서스펙트]와 같은 영화들을 버무려 만든 패러디 영화입니다. 무척 기회주의적인 영화지요. 한동안 히트했던 장르와 영화에 편승해서 재미를 보려 한 작품이니까요. 그만큼이나 인정사정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살인과 학살을 웃음 소재로 다루고 있으니까요.

처음부터 장르 변형과 패러디로 시작한 90년대 [스크림] 류의 영화들을 다시 패러디하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많은 평론가들이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이 영화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무서운 영화]는 그런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의 목적은 인기있던 영화들을 될 수 있는 한 추잡하고 천박하게 뒤집어서 사람들을 웃겨보자는 것입니다.

어떤 농담들은 성공하고 어떤 농담들은 그러지 못합니다. 둘 사이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모두 같은 농담들이니 순전히 운에 기댔다고 할 수밖에요.

농담이 먹히지 않을 때도 영화는 추잡함과 과격함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영되는 필름은 꽤 잘린 부분이 많지만, 남은 부분만 해도 상당히 자극적입니다. 적어도 [무서운 영화]는 [아메리칸 파이]를 몇 천 배 능가하는 정액 농담을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게 이 영화의 최대 장점입니다. 이런 용감한 과격함을 빼면 최근에 나온 다른 패러디 영화와 특별히 차별화되지 않거든요.

물론 우리 관객들에게는 와닿지 않는 농담도 많습니다. 문화 갭 때문이지요. 대다수의 우리 관객들은 [It's raining men]과 같은 노래가 게이 농담의 소재가 되는 이유를 모를 겁니다. 미국 광고를 볼 수 없는 우리에겐 버드와이저 광고의 흉내 역시 전혀 통하지 않고요. 케이블이 없거나 AFKN을 안 보는 사람은 [도슨의 청춘일기]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장르의 성격을 고려해보면 이런 소통 불능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맘에 들었던 농담 셋이 있습니다. 하나는 버피 길모어가 살해되는 장면인데, 이 캐릭터는 너무나도 장르 클리셰에 완벽하게 함몰된 나머지 자기의 목이 잘리는 데도 불구하고 지금 일어나는 일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영화관에서 시끄럽게 구는 브렌다를 극장 관객들이 살해하는 장면인데, 그걸 보고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어요. 마지막은 레이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알다가도 모를 게이 이인조] 농담들입니다.

나머지는? 글쎄요. 많은 역겨운 농담들은 그냥 역겹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역겨움을 극대화하는 것도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겨움을 주는 것이 밍밍한 것보다야 낫지요. (00/10/12)

DJUNA

기타등등

감독인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즈는 [아미스타드 2]의 노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