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라자 고스넬 Raja Gosnell

주연
닐 패닝....스쿠버트 '스쿠비' 두
Neil Fanning....Scoobert 'Scooby' Doo
매튜 릴라드....노빌 '섀기' 로저스
Matthew Lillard....Norville 'Shaggy' Rogers
린다 카르델리니....벨마 딩클리
Linda Cardellini....Velma Dinkley
사라 미셸 겔러....대프니 블레이크
Sarah Michelle Gellar....Daphne Blake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프레드 '프레디' 존스
Freddie Prinze Jr.....Fred 'Freddy' Jones
로완 앳킨슨....에밀 몬다바리어스
Rowan Atkinson....Emile Mondavarious
스코트 이네스....스크래피 두
Scott Innes....Scrappy Doo
아일라 피셔....메리 제인
Isla Fisher....Mary Jane

오리지널 스쿠비 갱

[스쿠비 두]의 원작은 1969년도에 시작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Scooby-Doo, Where Are You!]입니다. 이 시리즈는 72년에 일단 종영되었지만 그 뒤에도 같은 캐릭터들을 내세운 수많은 스핀 오프 시리즈들과 텔레비전 영화들이 제작되었죠.

이야기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합니다. 미스터리 머신이라는 밴을 타고 신비한 사건을 찾아다니는 벨마, 프레드, 대프니, 섀기, 멍멍이 스쿠비 두가 매 에피소드마다 유령이나 괴물이 등장하는 괴상한 사건과 마주친다는 거죠. 섀기와 스쿠비 두가 괴물들에 기겁을 해 달아나다 온갖 소동을 일으키는 동안 명탐정 벨마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대부분 괴물 분장을 한 사람이 조작한 사건임이 밝혀집니다.

[스쿠비 두] 시리즈는 걸작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6,70년대 한나 바바라 시리즈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공식화된 이야기를 끝도 없이 반복하는 뻣뻣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불과했지요. 그렇다고 로저 이버트가 조심스럽게 의심했던 것처럼 '컬트'도 아니었습니다. 그럴만큼 특별한 뭔가가 있는 시리즈는 결코 아니었어요.

[스쿠비 두]는 일종의 문화적 환경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그들이 나오는 시리즈와 텔레비전 영화들을 보며 그들의 존재감에 익숙해졌습니다. [스쿠비 두]의 최대 장점은 그러는 동안 쌓아올린 친숙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각색으로 넘어갈 때 이런 텔레비전 시리즈의 특성은 상당히 큰 문제가 됩니다. [스쿠비 두]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평범함과 반복은 오히려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장용 영화는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강요하는 장르입니다. 원작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지요.

영화는 주인공들인 미스터리 주식회사 패거리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제공해주고 캐릭터들을 조금 바꾸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이벤트는 이들이 불화로 해산했다가 다시 재결합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고, 캐릭터 변형은... 글쎄요. 이들은 겉보기엔 원래 캐릭터들과 아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건 캐릭터들이 아니라 캐릭터들의 패러디입니다. 섀기와 스쿠비 두는 애니메이션 때와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원작의 벨마는 영화에서처럼 자신감이 없지 않았고, 대프니도 영화에서처럼 늘 괴물에게 잡히는 캐릭터가 아니었으며, 프레드도 영화에서처럼 덜떨어진 바보가 아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수십 년 동안 이 시리즈를 본 시청자들이 받은 인상을 과장한 뒤 새로운 느낌을 추가한 결과입니다.

배우들의 이미지도 반영되었습니다. 계속 잡히는 게 짜증난 대프니가 2년 동안 열심히 무술을 배워 [매트릭스]식 액션을 선보였던 진짜 이유는 정치적 공정성이 아니라 순전히 그 역의 배우가 [버피]의 사라 미셸 겔러였기 때문입니다. 영화 버전 프레드의 겉만 번지르르한 이미지도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라는 배우의 원래 이미지를 이죽거리며 차용한 흔적이 강합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흠... 전 배우들에겐 큰 불만이 없습니다. 매튜 릴라드는 완벽한 섀기입니다. 불평많은 린다 카르델리니의 벨마는 오리지널 수퍼 탐정 벨마보다 훨씬 좋았고요. 사라 미셸 겔러의 대프니와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의 프레디는 짜증나는 커플이지만 오리지널의 대프니와 프레디는 그들보다 훨씬 심심한 캐릭터들이었습니다.

미스터리 주식회사의 마지막 캐릭터이자 실질적인 주인공인 스쿠비 두도 괜찮습니다. 결코 사실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말하는 그레이트 데인 개가 사실적으로 보인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어요? 스쿠비 두는 표정이 상당히 풍부하고 슬랩스틱에도 능합니다. 자기 할 일을 하는 거죠.

스토리는? 글쎄요. 영화는 오리지널과는 달리 초자연 현상을 직접 끌어들였는데, 스펙터클을 과장하고 사건의 중요성을 부풀리려는 의도였던 모양입니다. 결과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원래부터 [스쿠비 두]가 그렇게까지 큰 이야기를 담을 그릇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영화는 심심한 텔레비전 시리즈의 스토리를 요란한 특수효과로 장식한 듯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오리지널의 패러디도 힘이 많이 떨어졌고요.

[스쿠비 두]는 첫주에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었지만 그게 꼭 이 영화 자체의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숙한 이름이 영화 자체의 질과는 상관 없이 얼마나 관객들을 쉽게 끌어들이는지에 대한 증거로 더 잘 먹히겠지요. (02/07/04)

DJUNA

기타등등

원래 영화는 PG-13 수준을 의도한 작품이었습니다. 나중에 PG로 등급을 조절하는 동안 꽤 많은 장면들이 잘려 나갔죠. 그중 가장 유명한 건 벨마와 대프니의 키스신입니다. 벨마가 피아노 위에 앉아 대프니에게 러브 송을 부르는 장면도 잘렸던 모양이고요. 이 장면들은 나중에 DVD 판매용 미끼가 되어 부록에 수록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