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가브리엘레 무키노 Gabriele Muccino

주연
윌 스미스....벤 토머스
Will Smith....Ben Thomas
로자리오 도슨....에밀리 포사
Rosario Dawson....Emily Posa
우디 헤럴슨....에즈라 터너
Woody Harrelson....Ezra Turner
마이클 일리....벤의 동생
Michael Ealy....Ben's Brother
배리 페퍼....댄
Barry Pepper....Dan
엘피디아 카리요....코니 테포스
Elpidia Carrillo....Connie Tepos
로빈 리....사라 젠슨
Robinne Lee....Sarah Jenson

윌 스미스와 로자리오 도슨

[세븐 파운즈]에서 윌 스미스의 캐릭터는 [천사 조나단]이니 [천사의 손길]과 같은 기독교 소재 초자연 '감동물'의 주인공들처럼 행동합니다. 국세청 직원의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데, 그 사람들은 모두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지요. 한 명은 시각장애인이고, 한 명은 심장 이식이 필요하고, 한 명은 남자친구의 폭력에 시달리고... 그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건 것처럼 보입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영화는 초반에 말해주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거든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왜 윌 스미스의 캐릭터가 이런 행동을 하는지 추리해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 중간중간에 단서들이 주어지죠. 갑자기 나타난 동생, 교통사고의 악몽, 그의 마지막 행동을 보여주는 프롤로그.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관객들이 주인공의 행동이나 동기를 쉽게 짐작할 수 없을 때 잘 먹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세븐 파운즈]의 미스터리는 너무 손쉽습니다. 이 영화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위해 셜록 홈즈가 될 필요도 없어요. 자, 도입부 몇 분 동안 제공되는 정보들을 보여드릴 테니 직접 맞혀 보시죠. 윌 스미스는 자살을 하려 합니다. 그는 최근에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가 만나는 사람들 중 두 명 이상은 이식 수술이 필요한 사람들이고, 그는 그 사람들에게 자기가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줄 수 있으며 그들이 과연 가치있는 사람들인지 확인하려 합니다. 이걸 미스터리라며 영화 한 편을 끌어가는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면 많이 민망하지 않겠습니까? 전 정말 영화를 보면서 갑갑해 죽는 줄 알았답니다. 이미 전 그의 정체도 알고 동기도 알고 결말도 압니다. 그런데 왜 영화는 그걸 밝히지 않는 거죠? 관객들이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소위 '감동물'로서도 영화는 조금 경직되어 있습니다. 아니, 너무 '감동물'을 닮은 거겠죠. (전 이 '감동물'이라는 단어를 MBC에서 [천사 조나단]을 방영할 때 마이클 랜던을 '감동물의 거장'이라고 소개했을 때 처음 들었습니다. 이런 장르가 정말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이 영화에서 윌 스미스 캐릭터의 행동은 철저하게 기성품입니다. 장르 안에서 유연하게 개조할 수 있는 기성품이라면 좋겠는데, 이미 도입부에 결말까지 다 나와있는 사람이니 도저히 탈출할 구석이 없지요. 그의 이야기에는 미국식 기성품 감상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인위적인 감정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데, 전 그것도 그렇게 맘에 들지 않더군요.

그래도 윌 스미스와 로자리오 도슨의 연기는 좋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게 너무나도 분명한 결말에 계속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반전이 중간에 나오고 갈등이 들어갔다면 그들의 이야기도 더 나아졌을 수도... 아니, 그럴 수도 없겠군요. 저 설정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캐릭터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09/01/22)

DJUNA

기타등등

시사회에서는 파운드 케익을 사은품으로 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