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크리스토퍼 스미스 Christopher Smith

주연
대니 다이어....스티브
Danny Dyer....Steve
로라 해리스....매기
Laura Harris....Maggie
팀 맥키너리....리처드
Tim McInnerny....Richard
토비 스티븐스....해리스
Toby Stephens....Harris
클로디 블레이클리....질
Claudie Blakley....Jill
앤디 나이먼....고든
Andy Nyman....Gordon
바부 키세이....빌리
Babou Ceesay....Billy

매기

크리스토퍼 스미스의 [세브란스]는 [딜버트] + [13일의 금요일]입니다. 팀웍 강화를 위해 헝가리의 외진 숲을 찾은 여섯 명의 회사 직원들이 미치광이 살인마들에게 쫓긴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들이 다니는 회사가 군수회사이고 그 살인마들이 이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정신나간 군인들이라는 점이 추가되면 이 영화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분명해집니다.

네, 이 영화는 피투성이 교훈극입니다. 문명 세계의 보호 아래서 폭력과 죽음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갑자기 그 친숙한 보호막으로부터 격리되어 자기네들이 만들고 팔았던 무기에 의해 한 명씩 처참하게 살해당하니까요. 너무 노골적인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영화는 심각한 태도로 이들을 단죄하는 대신 이들의 고정된 이미지를 놀려대는 편을 택하거든요. 이들이 모두 악당으로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들은 무기를 만드는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제가 [딜버트]를 언급했을 때부터 짐작하셨겠지만, 영화는 서구 기업 문화에 대한 풍자이기도 합니다. 팀웍 강화 주말 설정부터 노골적인 농담이지요. 이들이 주말을 보내는 동안 직장내 성희롱, 직업 윤리, 정치적 공정성, 리더쉽과 같은 온갖 딜버트 이슈들이 도마에 오르고 그 농담은 학살이 시작된 뒤에도 멎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군수회사 직원이라는 설정이 쉽게 단죄가능한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겠지만요.

[세브란스]는 경박하고 발랄한 코미디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온갖 종류의 신체 손상이 등장하는 피투성이 영화이면서 끝까지 자기가 코미디라는 것을 잊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영화가 슬래셔 영화의 자극을 잊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영화는 예상외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호러와 코미디 모두에서 상당한 수준의 리듬감을 과시합니다.

[세브란스]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이 영화가 작정하고 영국식으로 만든 호러영화이고 그 접근법이 이 영화에 분명한 차별성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공적이지요. [새벽의 황당한 저주]도 좋은 영국식 호러 코미디였지만, 그 영화의 부드러운 워킹 타이틀식 접근법보다 [세브란스]의 매섭고 뻔뻔한 야유가 훨씬 더 장르팬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여전히 아주 일급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상관없어요. 재미있는 걸요. 이 감독의 전작 [크립]까지 궁금해집니다. 입 소문이 나빠서 안 봤는데 이 정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나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06/07/17)

DJUNA

기타등등

어린아이들의 발목을 날려버릴 위험없이 적들을 땅에 박아두는 지뢰 대용 무기의 원리가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