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데이비스 Michael Davis

주연
클라이브 오웬....스미스
Clive Owen....Smith
폴 자마티....허츠
Paul Giamatti....Hertz
모니카 벨루치....도나 퀸타노
Monica Bellucci....Donna Quintano
스티븐 맥해티....해머슨
Stephen McHattie....Hammerson
대니얼 필론....러틀리지 상원의원
Daniel Pilon....Senator Rutledge

스미스와 베이비 올리버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은 염치 없는 액션 코미디입니다. 설정만 보면 이야기는 꽤 진지할 수 있죠. 고독한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악당들에게 쫓기는 어린 아기를 구하려고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이니 잘 하면 홍콩 느와르식 비장미를 풍기는 엄숙한 영화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비장미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요. 아니, 사실 줄거리 자체도 관심이 없죠. 영화가 원하는 건 주인공이 날고 뛰고 구르면서 수많은 악당들을 죽이는 것입니다. IMDb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 죽은 사람들의 수는 100명이라더군요. 반올림한 건지, 아니면 정말 딱 100명으로 수를 끊어 죽인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클라이브 오웬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미스터 스미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정체불명의 영국인입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뒷 이야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긴 하지만 사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이야기들입니다. 우리에게 그가 중요한 건 그가 엄청나게 총질을 잘하는 터프한 영국인이라는 건데, 그 뒷이야기는 그가 어쩌다가 그렇게 엄청난 수퍼영웅이 되었는지 말해주지 않아요. 이런 걸 제대로 설명하려면 크립토나이트나 방사능 돌연변이 같은 설정이 끼어주어야 먹힐 텐데 말이죠.

하여간 그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쌍권총도 휘두르고 와이어액션도 하지만, 총질을 하면서 애를 받고 즉석으로 설치한 부비트랩을 이용해 악당들을 몰살시키기도 하고 당근으로 사람을 찔러죽이고 심지어 비행기에서... 아, 이건 스포일러가 되려나요. 하여간 영화를 보면 별별 것들을 다 봤다는 생각이 들지요. 추풍낙엽처럼 날아가는 사람목숨에 대해 신경 쓰던 관객들도 영화 중반에 이르면 죽어가는 엑스트라들을 그냥 종이 과녁처럼 보게됩니다.

액션보다 더 염치가 없는 것은 이 영화의 총기에 대한 태도입니다.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은 척 봐도 노골적인 총기숭배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각본은 시치미 뚝 떼고 총기규제를 외치고 있어요. 그러면서 여기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아무개씨를 보고 위선자라고 욕하죠. 어이가 없죠? 근데, 웃기는 건 그런 태도가 전혀 위선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순된 태도가 너무나 황당해서 몽땅 농담으로 보이는 거죠. 사실 농담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저게 진담이겠어요.

여러가지 면에서 [아드레날린 24]와 비교되는 영화입니다. 둘 다 영국인 터프가이가 미국에서 깽판치는 영화잖아요. 비교한다면 전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 쪽이 좋았습니다. 아이디어와 설정은 [아드레날린 24]가 좋았지만 태도와 테크닉은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쪽이 위더군요. 전 [아드레날린 24]의 불필요한 잔재주 나열도 싫었고 캐릭터들의 불쾌함은 더더욱 견디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적어도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의 주인공들은 사람들을 더 죽일지는 몰라도 기초적인 원칙과 매너는 지키고 있습니다. 클라이브 오웬, 폴 자마티, 모니카 벨루치의 캐스팅도 더 좋고요. (07/10/19)

DJUNA

기타등등

한국인 채소가게의 한글소품들은 귀여웠어요. 감독이 직접 쓴 거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