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영은

주연
이범수....이대로
변주연....이현지
강성연....김영숙
손현주....강종태
최성국....차진철
류용진....육 반장
박충선....박 형사
김대형....김 형사
조민기....조 과장
추자현....양정애
박근수....애기
유해진....한칼
류태호....제이슨 박

(결말을 암시하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대로와 현지

마포 경찰서의 형사인 이대로는 경찰직에는 몸을 아끼면서 뇌물수수엔 적극적인 불량형사입니다. 이런 이대로를 전적으로 믿고 후원해주는 사람은 혼자 키우는 딸 현지뿐이죠. 어느 날 뇌종양 때문에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이대로는 현지를 위해 자신의 남은 인생을 희생하기로 결정합니다. 잔뜩 생명보험에 든 뒤 순직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당연히 데브니 콜먼이 주연한 1990년작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가 연상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두 영화의 공식적인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둘 다 영어제목이 [Short Time]인 걸 고려해보면 리메이크로 보는 게 당연할 것 같은데, 홍보자료엔 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군요. 기자간담회에도 가봤지만 거기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들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가 슬랩스틱 액션에 치중을 하고 있다면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감상적인 멜로드라마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이대로가 죽기 위해 벌이는 소동은 비교적 적게 다루어지는 대신 뇌종양 선고를 받은 주인공의 심경적 변화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요. 이 점에서 영화는 얼렁뚱땅 작위적인 해피 엔딩으로 끝난 전작보다 조금 더 정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싱겁습니다. 대부분 한국 코미디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감상주의와 진정성을 착각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강한 블랙 코미디와 정곡을 찌르는 드라마 모두가 될 수도 있었던 재료들이 물에 적신 김치처럼 밍밍하고 안전한 이야기를 위해 낭비되어 버리는 것이죠. 이대로의 인간적 변화를 그리기 위해 사용된 많은 도구들, 특히 딸 현지의 엄마 찾기 에피소드 같은 건 지루할뿐만 아니라 위선적으로 보입니다. 클라이막스 장면은 그냥 설득력이 부족하고요.

그나마 건질만한 건 배우들의 노력입니다. 특히 이범수와 딸 현지 역을 맡은 변주연의 콤비 플레이는 훌륭합니다. 단지 동료형사를 연기한 최성국은 필요 이상으로 노력과 에너지를 투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05/08/03)

DJUNA

기타등등

현지가 이대로의 친 딸인 게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라고 생각해봤습니다. 오히려 아니었다면 더 드라마가 감동적이지 않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