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랑스와 오종 François Ozon

주연
에블린느 당드리....어머니
Évelyne Dandry....La mère
프랑스와 마르토레....아버지
François Marthouret....Le père
마리나 드 방....소피
Marina de Van....Sophie
아드리앙 드 방....니콜라
Adrien de Van....Nicolas
스테판 리두....다비드
Stéphane Rideau....David
루치아 산체스....마리아
Lucia Sanchez....Maria
줄-엠마누엘 에욤 디도....압두
Jules-Emmanuel Eyoum Deido....Abdu

소피

[시트콤]의 주인공은 교외에 사는 한 프랑스 부르주아 가족입니다. 중년 부부와 막 어른이 되려고 하는 나이의 남매로 구성된 이들은 마치 가정 시트콤의 주인공들처럼 안전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면 이런 안정감은 갑작스럽게 깨지기 시작합니다. 아버지가 애완동물이라고 흰 쥐를 한 마리 집에 데려 왔는데, 그 쥐와 접촉한 뒤로 가족 구성원들이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어떤 사람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선언하고, 어떤 사람은 투신 자살을 기도한 뒤 사도매저키즘에 빠지고, 어떤 사람은 가족들의 변화에 어쩔 줄 몰라 갈팡질팡하다가 막판엔 근친상간에 몸을 던지는 식이죠. 이런 변화는 새로 온 가정부와 가정부의 체육 교사 남편에게까지 번져가기 시작합니다.

[시트콤]은 전형적인 오종식 영화입니다. 위트 넘치지만 차갑고 냉정한 젊은이가 주인공들을 인형처럼 가지고 놀면서 센세이셔널리즘의 한계를 실험하는 것이죠. 영화의 어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합니다. 거의 모범적으로 사용된 기존 음악들 (말러, 쇼팽, 모짜르트...)에서부터 완벽하게 짜여진 미장센느에 이르기까지, 거의 예술 영화 전문 공장에서 만든 기성품처럼 세련되었죠. 그만큼 건조하고 생기없기도 해요. 단점이라고 트집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의도적이니까요. 오종은 자신의 무덤덤함을 무기처럼 사용하며 대상에 대한 자신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옛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모토인 "부르주아를 놀라게 하자!"에 충실합니다. 총소리 요란한 도입부에서부터 폭력적이고 초현실적인 결말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모든 요소들이 부르주아 가족의 안정된 세계를 다양한 터부로 박살내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영화는 얼마만큼 효과적일까요? 전 결말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도입부의 암시를 단박에 박살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고 뻔한 분석에서 탈출할 수 있을 정도로 초현실적이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에 비해 영화가 너무 길군요. 아이디어 자체가 결말에 의존하는 단편용이잖아요. 원래 길이의 절반 정도였다면 더 잘 먹혔을 거예요.

결정적으로 "부르주아를 놀라게 하자!"라는 모토도 백 여년의 세월이 흐르자 슬슬 지겹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많이 반복되었으니까요.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클리셰라고 할까. 요새 관객들에게 진짜 감흥을 주기 위해서는 [시트콤]의 단순한 쇼크 요법 이상의 것이 필요한 듯 해요. (02/11/21)

DJUNA

기타등등

소피와 니콜라를 연기한 마리나와 아드리앙 드 방은 진짜 남매 사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