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랑스와 트뤼포 François Truffaut

주연
조르쥬 데므소....파트릭
Georges Desmouceaux....Patrick
필립 골드망....줄리앙
Philippe Goldman....Julien
클라우디오 들루카....마티유 들루카
Claudio Deluca....Mathieu Deluca
프랑크 델루카....프랑크 델루카
Franck Deluca....Franck Deluca
로랑 드블라맹....로랑
Laurent Devlaeminck....Laurent
리샤르 골피에....리샤르
Richard Golfier....Richard
실비 그레젤....실비
Sylvie Grezel....Sylvie
브뤼노 스타브....브뤼노
Bruno Staab....Bruno
샹탈 메르시에....샹탈 프티
Chantal Mercier....Chantal Petit
장 프랑스와 스테베냉....장 프랑스와 리셰
Jean-François Stévenin....Jean-Francois Richet

[포켓 머니]는 1970년대 중반 프랑스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작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마을 초등학교에 다니는 쬐끄만 남자애들입니다. 친구 엄마를 몰래 짝사랑하는 소년 파트릭이나 학대당하는 가난한 소년 줄리앙, 장난꾸러기 들루카 형제들, 귀여운 꼬마 그레고리 같은 애들이 특히 눈에 뜨이긴 하지만 특별한 주인공도 없고 단선적인 스토리 라인도 없는 영화입니다.

'바글바글.' [포켓 머니]라는 영화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바글바글'이 가장 어울릴 듯 합니다. 학교가 끝나고 와르르 몰려나오는 꼬마들로 시작해서 한군데 모여 카메라를 바라보는 꼬마들의 얼굴로 끝나는 영화니까요. 영화는 귀엽고 활기차며... 네, 정말 바글바글해요. 대충 로베르 드와노와 [꼬마 니콜라] 사이에 놓여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프랑스와 트뤼포의 처녀작인 [400번의 구타]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모두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들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어린 시절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한 젊은 감독이 만든 심각한 자서전적 영화인 [400번의 구타]와 이미 아이들을 거느린 맘씨 좋은 아저씨가 된 중년 감독이 만든 [포켓 머니] 사이에는 엄청난 분위기의 차이가 있습니다. 적어도 [포켓 머니]에는 [400번의 구타]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절실함은 없습니다. 이 작품은 아이들보다는 리셰 선생의 눈 높이에 더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포켓 머니]가 아이들을 귀엽게만 보는 아저씨의 작품이라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트뤼포는 그런 수박 겉핥기식 접근을 할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아이들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들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자신이 끝끝내 완전한 '어른'이 되지 못했던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포켓 머니]의 장점은 이 바글거리는 작은 배우들의 완벽한 활용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연기 경험이 없는 동네 꼬마들인데, 트뤼포는 정말 구렁이처럼 능청스럽게 이들을 상황 속에 밀어넣고 대사와 연기를 뽑아냅니다. 아마 각본의 상당수도 아이들에게서 나왔겠죠. 이 영화의 각본은 영화 촬영 도중 끊임없이 개작되었으니까요.

영화는 잊을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부모가 외식하러 나가자 스피커를 켜들고 '배고파요!'를 외쳐대는 꼬마 실비의 모습처럼 짖궂은 장면들도 있고, 파트릭과 마르틴느의 키스신처럼 귀여운 로맨스도 있고, 집에 들어가지 못한 줄리앙이 유원지를 떠돌아다니는 장면처럼 서글픈 장면도 있으며, 창에 매달린 꼬마 그레고리 이야기처럼 아슬아슬한 장면들도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에 모양을 잡아주는 사람이 프티 선생과 리셰 선생입니다. 특히 리셰는 트뤼포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 리셰가 아이들 앞에서 하는 긴 연설은 트뤼포의 연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이 연설은 조금 노골적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분명히 생각할 가치가 있습니다.

아마 [포켓 머니]는 존경받는 걸작이 되기엔 지나치게 귀여운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는 귀여운 만큼이나 자유롭고 시적인 희열에 가득 찬 작품이기도 합니다. 트뤼포가 이 바글거리는 아이들 속에서 영화를 만들며 느꼈던 순수한 즐거움이 영화 전체에 스며있기 때문이겠지요. (01/02/15)

DJUNA

기타등등

1. 트뤼포는 도입부에서 마르틴느의 아빠로 잠시 나옵니다.

2. [L'Argent de poche]를 영어로 번역하면 [포켓 머니]가 됩니다. 하지만 미국 개봉시에는 폴 뉴먼 주연의 동명 영화 때문에 그 제목을 쓸 수 없었다고 하는군요. [Small Change]라는 영어 제목은 스필버그가 선택한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