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캐롤라인 톰슨 Caroline Thompson

주연
미란다 리처드슨....엘스페스 왕비
Miranda Richardson....Queen Elspeth
크리스틴 크룩....백설공주
Kristin Kreuk....Snow White
카린 크노발....노파
Karin Konoval....Crone
톰 어윈....존
Tom Irwin....John
베라 파미가....조세핀
Vera Farmiga....Josephine
타이론 레이초....알프레드 왕자
Tyron Leitso....Prince Alfred
마이클 길든....월요일
Michael Gilden....Monday
마크 J. 트롬비노....화요일
Mark J. Trombino....Tuesday
빈센트 스키아벨리....수요일
Vincent Schiavelli....Wednesday
페니 블레이크....목요일
Penny Blake....Thursday
마틴 클리바....금요일
Martin Klebba....Friday
워윅 데이비스....토요일
Warwick Davis....Saturday
마이클 J. 앤더슨....일요일
Michael J. Anderson....Sunday
클랜시 브라운....초록 눈
Clancy Brown....Green Eyed One

백설공주

홀마크 버전 [백설공주]는 팀 버튼 사단 출신의 각본가이며 감독인 캐롤라인 톰슨의 신작입니다. 톰슨은 언제나 동화적인 소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니, [백설공주]의 영화화는 꽤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목이 [백설공주]니까 기본 내용은 어쩔 수 없이 같습니다. 백설공주의 미모를 질시한 새엄마 왕비가 공주를 죽이려하고 공주는 일곱 난쟁이의 도움을 받아 끈질기게 살아남다가 왕자랑 결혼하죠.

하지만 이 영화는 소위 '정치적으로 공정한' 시대의 각색물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원작의 '위험한' 요소들은 정중하게 삭제되고 보다 현대적이고 공정한 다른 묘사가 그 빈 자리를 대신 차지합니다. 영화 속의 백설공주는 원작의 백설공주보다 더 당차고 야무진 사람입니다 (그런다고 사과 깨물고 죽는 장면이 빠지는 건 아니지만요.) '외모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는 교훈도 당연히 삽입되고요.

원작에 있는 요소들도 상당히 변형되었어요. 그 중에서 나쁜 왕비의 탈것 겸 변신 도구인 날아다니는 손거울은 괜찮은 변형입니다. 왕비의 거울에서 음침한 남자 얼굴 대신 왕비나 백설공주가 나와 답변하는 것도 올바른 선택인 듯 해요. 그런 장치 때문에 손거울에서 백설공주의 얼굴이 튀어나와 왕비에게 키스하는 깜짝쇼가 연출되기도 한답니다. 왕비가 왕의 전처로 변장하고 백설공주를 유혹하는 장면도 상당히 설득력 있습니다.

그림 형제의 소박한 동화가 원작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영화의 줄거리는 상당히 복잡한 편입니다. 수십 개의 다른 동화들을 여러 겹 짜깁기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깨진 거울 조각, 곰으로 변한 왕자, 무지개를 타고 다니는 난쟁이들(그 중 한 명은 사실 난쟁이도 아니랍니다), 사람들을 돌로 만드는 마녀,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 정말 끝도 없죠.

전체적으로 영화는 산만합니다. 일부는 복잡한 줄거리 때문이기도 하고 일부는 그렇게 일관성 있다고 할 수 없는 어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전형적인 그림 동화처럼 굴다가 어떤 때는 동화 패러디처럼 굴고, 어떤 때는 정치적 공정성의 교과서처럼 굴다가 어떤 때는 초현실주의 연극처럼 구는 작품이니까요. 그 때문에 몽유병에 걸린 듯한 독특한 느낌을 풍기기도 하지만 그걸 장점이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확실한 장점은 왕비 역의 미란다 리처드슨입니다. 리처드슨이라는 배우의 그 못돼먹은 매력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영화를 보지 않고서도 이 사람의 왕비 이미지를 짐작하실 수 있을 거예요. 리처드슨은 매력적이고 잔인하고 경쾌한 악당입니다. 정말 보기 즐거워요.

백설공주 역의 크리스틴 크룩도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혼합 인종 특유의 그 약간 기형적인 아름다움이 굉장히 강렬해요. 결코 얌전한 디즈니 버전 백설공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썩 어울린다고 할 수밖에 없군요. 리처드슨과 크룩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은 듯해요. (02/05/22)

DJUNA

기타등등

홀마크 채널 방영작인데 필름스에 자료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