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로버트 시오드막 Robert Siodmak

주연
론 채니 주니어....안토니 알루카르드 백작
Lon Chaney Jr..... Count Anthony Alucard
로버트 페이지....프랭크 스탠리
Robert Paige....Frank Stanley
루이즈 올브라이튼....캐서린 콜드웰
Louise Allbritton....Katherine Caldwell
에블린 앵커스....클레어 콜드웰
Evelyn Ankers....Claire Caldwell
프랭크 크레이븐....하비 브루스터 박사
Frank Craven....Dr. Harry Brewster
J. 에드워드 브롬버그....라즐로 교수
J. Edward Bromberg....Professor Lazlo
사무엘 S. 하인즈....시몬즈 판사
Samuel S. Hinds....Judge Simmons

알루카르드 백작과 캐서린

[드라큘라의 아들]의 무대는 1940년대 미국 남부입니다. 영화는 막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약간 정신나간 상류 사회의 숙녀인 캐서린 콜드웰이 알루카르드 백작이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을 초대하면서 시작됩니다. 웬 알루카르드? 고민할 필요없습니다. Alucard를 한 번 거꾸로 읽어보세요.

당연히 이 알루카르드라는 남자가 마을에 등장하면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캐서린의 아버지 콜드웰 대령이 목에 이상한 자국을 남긴 채 심장 마비로 죽고, 캐서린은 약혼자 프랭크를 버리고 허겁지겁 알루카르드 백작과 결혼해버립니다. 캐서린의 결혼 사실을 안 프랭크가 알루카르드 백작을 총으로 쏘자 멀쩡한 백작 뒤에 있던 캐서린이 쓰러지고요. 이러는 동안 캐서린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고 있던 동네 의사 브루스터 박사는 마침 편리하게 근처에 사는 헝가리인 학자 라즐로 교수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답이 뭔지는 말할 필요 없겠죠?

[드라큘라의 아들]은 [드라큘라] 족보 시리즈로도, 순수한 유니버설 [드라큘라] 영화로도 마지막 작품입니다. 그 뒤로 [드라큘라의 집]과 같은 작품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런 영화들은 유니버설 호러 괴물들을 몽땅 밀어넣은 콤보 세트들이었지요.

[드라큘라의 아들]은 어떻게 보면 세 [드라큘라] 영화들 중 가장 기술적으로 세련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43년이면 할리우드 대중 영화의 테크닉이 절정에 달했을 때잖아요. 로버트 시오드막 역시 노련한 장인이었고요. 시오드막이 축축한 남부의 늪지대와 트랜실바니아의 흡혈귀를 연결해 창출해내는 음산한 분위기는 상당히 강렬합니다.

다소 단선적이었던 전편들과는 달리 [드라큘라의 아들]의 줄거리는 꽤 복선이 많고 입체적입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흡혈귀 전설을 빌린 추리물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음모의 한가운데에 던져지고 그들의 앞에서 서서히 알루카르드 백작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려가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입체적인 각본과 테크닉에도 불구하고 [드라큘라의 아들]은 전편들에 비해 인상이 약합니다. 어떤 열정이나 시적 느낌이 부족해요. 전체적으로 그냥 공장 생산품을 보는 느낌입니다. 음모가 너무 잘 짜여지고 현실적이어서 이전 작품들의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알루카르드 백작을 연기한 론 체니 주니어는 어떨까요? 흠... 미스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고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미스 캐스팅이라는 입장을 보죠. 우선 그는 사악한 카리스마 넘치는 벨라 르고시나 침울한 시적 분위기로 가득한 글로리아 홀든의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외모만 해도 그래요. 적당히 살찐 수더분한 중년 아저씨의 모습이잖아요. 결코 분장없이 위협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아니죠.

하지만 이 영화의 알루카르드 백작은 따지고 보면 위험한 괴물이라기보다는 엉뚱한 음모에 말려든 희생자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론 체니 주니어의 둔한 모습은 너무나도 잘 들어맞을 수 있습니다. 관객들의 기대와는 상관 없이 말이에요. (01/09/05)

DJUNA

기타등등

[드라큘라의 아들]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알루카르드 백작이 정말 드라큘라의 아들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래서 종종 할 일 없는 호러 영화 팬들이 모여서 알루카르드 백작의 정체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