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븐 카펜터 Stephen Carpenter

주연
멜리사 세이지밀러....캐시
Melissa Sagemiller....Cassie
웨스 벤틀리....매트
Wes Bentley....Matt
케이시 애플렉....숀
Casey Affleck....Sean
일라이자 더쉬쿠....애너벨
Eliza Dushku....Annabel
안젤라 페더스톤....레이븐
Angela Featherstone....Raven
루크 윌슨....주드
Luke Wilson....Jude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캐시와 애너벨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한 뒤 악몽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게 줄거리이니, [소울 서바이버]가 [영혼의 카니발]의 아류작임은 분명합니다. 물론 [영혼의 카니발] 이전에 이런 내용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 뒤에도 꽤 많이 나왔으니 이것도 언제부터 장르화된 것인지도 모르죠. 아니, 그러기엔 이야기의 폭이 너무 좁습니다. 그냥 아류라고 하는 게 낫겠어요.

당연히 노련한 관객들은 교통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꿰뚫어 볼 수 있기 마련입니다. 모르는 건 사소한 디테일이죠. '누가 정말로 죽었나' 같은 것 말이에요. 그런 것들도 조금만 지나면 금방 알게 됩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런 이야기는 변화를 줄 여유가 별로 없거든요.

영화도 반전을 가지고 관객들을 놀래킬 생각은 별로 없나 봅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병원 장면들은 굉장히 노골적인 암시죠. [영혼의 카니발] 류의 이야기를 접하지 못한 관객들도 그런 장면들을 통해 쉽게 진상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마 이 영화의 감독인 스티븐 카펜터는 기분나쁜 악몽 자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악몽이 결코 잘 짜여진 게 아니라는 거죠. [소울 서바이버]는 굉장히 서툴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너무 서툴러서 장편용으로 늘린 [토요 미스터리 극장]을 보는 것 같아요. 막판에 유치찬란한 클로즈업으로 '꽝!' 효과를 때리는 '무시무시한' 에피소드들이 순서대로 나오는 이야기들 있잖아요. 맥빠지는 해피엔딩인 결말도 엄청 약하고요. 영화사에서 언론 시사회를 하지 않고 잽싸게 개봉한 이유를 알겠어요. 암만봐도 좋은 영화가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 영화를 볼 다른 이유가 있는 사람들도 있겠죠. 예를 들어 골수 일라이자 더쉬쿠 팬들 같은 부류 말이에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러가지는 마시길. 한 명 데리고 가서 봤는데, 일라이자가 등장할 때마다 스트립 클럽의 남자 손님처럼 휘파람을 불어대려고 하는 판에 창피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02/05/29)

DJUNA

기타등등

안젤라 페더스톤은 [프렌즈]에서 레이첼과 로스를 갈라놓은 복사 가게 아가씨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