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트레이 파커 Trey Parker

주연
트레이 파커....스탠 마시/에릭 카트먼/개리슨 선생/모자 선생/바브레이디 경관/기타 등등
Trey Parker....Stan Marsh/Eric Cartman/Mr. Garrison/Mr. Hat/Officer Barbrady/Various others
맷 스톤....카일 브로슬로프스키
Matt Stone.... Kyle Broslofski
메리 케이 버그먼....카트먼 부인/쉴라/간호사/몰의 엄마/소녀들
Mary Kay Bergman....Mrs. Cartman/Sheila/Nurse/Mole's Mother/Little Girls
프란체스카 클리포드....아이크 브로슬로프스키
Franchesca Clifford....Ike Broslofski
조지 클루니....닥터 고셰
George Clooney....Dr. Gouache
미니 드라이버....브룩 쉴즈
Minnie Driver....Brooke Shields
데이브 폴리....볼드윈 형제
Dave Foley....The Baldwins
아이작 헤이즈....요리사
Isaac Hayes....Chef
브렌트 스파이너....코난 오브라이언
Brent Spiner....Conan O'Brien

1.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이 만든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우스 파크]가 코미디 센트럴에서 선보인 것이 1997년입니다. 그 동안 이 막나가는 시리즈는 현대 미국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부상했지요. 구토물과 욕설, 폭력과 살인으로 가득한 이 천박한 작품이 왜 그렇게 인기를 얻었는지는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무 지당하니까요. 이 시리즈가 만들어낸 천박한 유머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들의 야심도 좀 더 커졌습니다. 케이블 텔레비전을 떠나 보다 넓은 화면으로 진출하려는 음모를 품었던 거죠. 그 결과 바로 이 영화 [사우스 파크 South Park: Bigger, Longer and Uncut]가 나왔습니다.

2.

시리즈와 영화는 어떻게 다를까요? 영화 제목이 반쯤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더 스케일이 크고 깁니다. 여전히 애니메이션은 게으르고 아이들은 욕지거리와 구토물을 뱉고 다니며, 케니는 죽습니다만, 이 모든 것들이 훨씬 거창한 배경 속에서 펼쳐집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대전쟁을 벌이고 캐나다 코미디언의 피가 미국을 적시면 사탄이 사담 후세인과 함께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올라옵니다.

Uncut만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우스 파크]가 영화로 나오기 위해 등급 위원회와 벌였던 그 요란한 전투의 결과입니다.

하여간 R 버전으로 남은 결과만 해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할 일 없는 사람이 이 영화에 나오는 R 등급 사유들을 일일이 센 적 있습니다. 그 계산에 따르면 이 영화는 399개의 욕설과 128개의 욕에 준하는 제스쳐, 221건의 폭력 행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면 결코 R 등급을 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산수 계산을 빼고 영화를 보면 더욱 가관입니다. 캐나다와 유태인, 흑인, 볼드윈 형제, 그 밖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욕설은 그나마 얌전한 편입니다. 여자친구의 사랑을 얻기 위해 클리토리스를 찾아나서는 소년의 모험은 어때요? 그리고 세상 어떤 영화에서 사탄과 사담 후세인의 에로틱한 관계를 볼 수 있을까요?

목적은 뭐야?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정치적 풍자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우스 파크]는 결코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풍자는 아닙니다. 등급위원회나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처럼 보이는 것도 진짜 비판은 아닙니다.

이 영화에는 어떤 메시지도 '주의'도 없습니다. 그냥 욕만 있을 뿐이지요. 무정부주의도 이 영화엔 너무 뻣뻣한 표현입니다.

생각해보면, 바로 그래서 [사우스 파크]를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욕하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욕하지 않는 것과 같지요.

게으른 비판일까요? 파커와 스톤의 애니메이션이 생각만큼 진취적이 아닌 것일까요? 하지만 왜 우리가 이 영화에서 정치적 선명성을 기대해야 합니까? 그런 것 없이도 이 영화는 충분히 자극적이며 기가 막히게 재미있습니다. 오히려 정치적 메시지는 이 영화의 수명을 짧게 하고 재미없게 만들었을 겁니다.

3.

영화는 시리즈보다 나을까요? 나은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사우스 파크] 단편들은 길게 늘인 영화보다 훨씬 무자비하고 효율적인 유머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영화는 (비교적) 온화한 편입니다. 더 주류 영화에 가깝고요. 케니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도 영화 쪽이 훨씬 다정합니다. 물론 죽는 과정은 끔찍하지만 그 뒤에 펼쳐지는 케니의 모험은 훨씬 희망차고 건전하기까지 하지요. 영화의 해피 엔딩도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안전한 마무리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걸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막나가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뜻밖에 부드러운 속살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부드러운 부분이 거친 [사우스 파크] 식 유머와 잘 어울리니까요. [사우스 파크] 이전에 사탄에게 그렇게 섬세한 면이 있다는 걸 보여준 영화는 이전까지 없었습니다.

영화식 스케일 불리기는 종종 원작에는 없던 재미있는 유머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우스 파크] 시리즈에서는 종종 가짜 유명인사를 등장시켰습니다. 성우가 엉터리로 제이 레노나 캐시 리 길포드와 같은 유명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흉내냈었지요. 그러나 이 영화의 제작비는 꽤 높아서 진짜 유명인사를 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여전히 가짜로 남습니다. 이 영화엔 미니 드라이버, 조지 클루니, 브렌트 스파이너와 같은 배우들이 잠시 목소리를 빌려주고 있지만, 그들은 자기 역을 하는 대신 브룩 쉴즈나 코난 오브라이언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

놀랍게도 꽤 비싼 컴퓨터 그래픽 화면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과연 이게 영화의 전체적 흐름과 어울리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서비스였을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와, [사우스 파크]에 저런 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나오네!"라고 외치며 즐거워할 수는 있었지요.

성공적인 텔레비전 시리즈는 장편 영화로 옮기면서 고유의 매력을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우스 파크]는 원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그럴싸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약간의 헛발질이 눈에 뜨이긴 하지만 그건 다른 장점들에 의해 쉽게 커버됩니다. [사우스 파크]는 역겹고 천박하지만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성공작이기도 합니다. (00/01/19)

D&P

기타등등

[사우스 파크]의 시리즈 클립들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다양한 포맷으로 굴러다니니까요. 심심한 분은 사냥에 나서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