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샘 레이미 Sam Raimi

주연
토비 맥과이어....스파이더맨/피터 파커
Tobey Maguire....Spider-Man/Peter Parker
키어스틴 던스트....메리 제인 왓슨
Kirsten Dunst....Mary Jane Watson
제임스 프랑코....뉴 가블린/해리 오스본
James Franco....New Goblin/Harry Osborn
로즈메리 해리스....메이 파커
Rosemary Harris....May Parker
J.K. 시몬즈....J. 조나 제임슨
J.K. Simmons....J. Jonah Jameson
딜런 베이커....커트 코너스 박사
Dylan Baker....Dr. Curt Connors
토머스 헤이든 처치....샌드맨/플린트 마코
Thomas Haden Church....Sandman/Flint Marko
토퍼 그레이스....베놈/에디 브록
Topher Grace....Venom/Eddie Brock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그웬 스테이시
Bryce Dallas Howard....Gwen Stacy
제임스 크롬웰....스테이시 청장
James Cromwell....Captain Stacy
테레사 러셀....엠마 마코
Theresa Russell....Emma Marko

샌드맨과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이 힘의 쾌락에 대한 이야기였고 [스파이더맨 2]가 힘겨운 수퍼영웅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3편은 힘의 의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제만 따진다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죠. 미국 수퍼영웅만화의 공통된 주제인 '힘을 가진 자는 그 힘을 어떻게 쓰고 다루는지 알아야 한다'를 전면으로 끄집어내고 있으니까요.

그 때문에 이 영화에서 스파이더맨/피터 파커는 초능력을 가진 수퍼영웅이 빠질 수 있는 온갖 함정에 빠집니다. 그는 오만해지고 자아도취에 빠지고 분노를 통제하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간신히 그를 뉴욕시의 영웅으로 만들어놨던 힘이 오히려 그 세계를 망가뜨릴지도 모르는 파괴력으로 바뀌는 것이죠. 결국 이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이 싸워야 할 가장 큰 상대는 스파이더맨 자신입니다.

1,2편과는 달리 베놈이나 샌드맨과 같은 악당들은 그 자체로서의 존재감은 없습니다. 모두 기능적인 인물이죠. 베놈은 피터 파커가 자신의 힘을 잘못 쓰고 도취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샌드맨은 피터 파커가 분노를 통제하고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는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등장하는 거고요. 결국 이들은 피터 파커라는 인물의 내면 갈등을 살리기 위해 추가된 도구들입니다.

다 이치에 맞는 선택이지만, 그래도 영화가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스파이더맨 3]의 가장 큰 약점은 주제를 스토리보다 더 높게 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치있는 무언가를 말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일단 스토리가 먼저 서 있어야 합니다. 주제에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맞춘다면 짜고 치는 고스톱 비슷하게 되어버리죠.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악당들이 약하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화해의 메시지를 위해 첨가된 뉴 가블린은 지난 몇 년 동안 끌어왔던 해리 오스본의 스토리를 지나치게 건성으로 맺은 구석이 있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각본은 여전히 좋은 것 같습니다. 약점투성이 기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꽤 즐길만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에요.

영화의 액션은 기술적인 면에서 저번 영화들보다 더 진보했습니다. 이제 디지털 스턴트맨들을 실사와 구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카메라는 참견쟁이 유령처럼 어떤 물리적 제약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고요. 샌드맨의 탄생 장면처럼 특수효과만으로 거의 시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장면들도 있지요. 단지 최종 드라마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다보니 에너지가 결집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파이더맨은 여전히 스파이더맨입니다. 이 영화는 앞의 두 편과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들의 선에 대한 확신과 그에 어울리는 낙천주의를 뻔뻔스러운 사실주의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꾸려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우들은 캐릭터와 이상적으로 어울리고요. 3편이 2편보다 못하긴 하지만 전 여전히 4편도 기대됩니다. 꼭 해야 할 이야기를 이 영화에서 했으니 다음 편에서는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꾸려낼 수 있겠죠. (07/05/10)

DJUNA

기타등등

브루스 캠벨이 이번엔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나옵니다. 다음 편에는 무슨 역할로 나올지 기대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