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호소다 마모루 Mamoru Hosoda

주연
후지 스미코....지노우치 사카에
Sumiko Fuji....Sakae Jinnouchi
카미키 류노스케....겐지 코이소
Ryûnosuke Kamiki....Kenji Koiso
사이토 아유무....지노우치 와비스케
Ayumu Saitô....Wabisuke Jinnouchi
사카라바 나나미....시노하라 나츠키
Nanami Sakuraba....Natsuki Shinohara
타니무라 미츠키....이케자와 카즈마
Mitsuki Tanimura....Kazuma Ikezawa

겐지

스토리라인 1: 오즈라는 전세계적 인터넷 서비스에 미치광이 A.I.가 침투합니다. 그 A.I.는 사용자들의 아바타들을 갈취해 거대한 괴물로 성장하며 OZ를 엉망으로 만들죠. 가상세계의 난동은 점점 현실세계로 확장되고 결국 인류의 운명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위기로 발전합니다.

스토리라인 2: 겐지라는 소년이 짝사랑하던 선배 나츠키의 부탁을 받고 선배의 고향집으로 여름 여행을 떠납니다. 알고 봤더니 선배가 부탁한 간단한 아르바이트라는 것은 곧 90세 생일을 맞는 할머니 앞에서 잠시 자신의 남자친구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죠. 그런 겐지를 습격하는 것은 27명이나 되는 대가족. 고생문이 열린 것입니다.

얼핏 보면 이 두 이야기는 전혀 연결이 안 됩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다른 장르에 속해 있지요. 심지어 애니메이션도 다릅니다. 오즈를 배경으로 하는 사이버펑크물은 디지털이고 시골 대가족 코미디는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이거든요. 두 장르의 클립들을 따로 놓고 보면 도저히 하나의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썸머 워즈]에서 이 두 세계는 연결됩니다. 어떻게? 이 수줍은 겐지라는 소년이 어설픈 수학천재이고 하필이면 오즈의 보안관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A.I.의 침투로 겐지는 모든 사건의 주범으로 몰리게 되고 곧 인터넷 가상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가족 전원이 합세하게 됩니다.

[썸머 워즈]의 가장 큰 매력은 이 두 장르의 어색한 결합에 있습니다. 일단 두 개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의외성의 성립되지요. 게다가 영화는 이들을 시골과 도시,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단순한 대립구도로 그리는 대신 하나의 바구니에 넣고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때문에 이야기가 상당히 커집니다.

단지 이 두 장르는 의도했던 것만큼의 시너지를 일으키지는 못합니다. 두 장르의 논리와, 타이밍, 우선순위가 충돌하기 때문이죠. 대가족 코미디라면 엉뚱한 길로 돌아가도 상관없지만 지구의 운명을 좌우하는 파국을 막는 내용의 SF라면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까? 특히 여기서 손해를 보는 건 SF입니다. 시골 코미디 때문에 서스펜스가 차단되고 리듬이 깨지고 스토리의 논리가 흐트러지는 부분이 꽤 됩니다. 그 결과 발생한 어긋난 재미도 생각만큼 큰 편은 아니고요.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알긴 알겠는데, 지나치게 감동을 강요하는 영화의 후반도 조금은 불편합니다. 같은 설정의 같은 해결책을 내면서도 훨씬 덜 느끼하게 할 수 있는데, 오히려 강요가 너무 심하니까 저 같은 관객들은 그냥 비뚤어지고 싶더군요. 모든 사람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지고 단 한 번도 얼굴을 들이민 적 없는 제3자에게 책임을 묻는 결말도 좀 그렇습니다.

장르의 대결만 본다면 시골 코미디의 승리입니다. 30명이나 되는 엄청난 인원들을 관리하면서 그들 모두에게 고유의 개성을 심어주는 테크닉만 해도 대단하죠.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일본 여름의 분위기도 훌륭합니다. (09/08/03)

DJUNA

기타등등

인류 운명을 건 전투에서 화투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감독은 한국이 인터넷이 발달하고 화투도 인기라니 잘 먹힐 것 같다고 생각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