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Taken (2008) * *

감독
피에르 모렐 Pierre Morel

주연
리암 니슨....브라이언
Liam Neeson....Bryan
매기 그레이스....킴
Maggie Grace....Kim
팜케 잰센....르노어
Famke Janssen....Lenore
잰더 버클리....스튜어트
Xander Berkeley....Stuart
케이티 캐시디....아만다
Katie Cassidy....Amanda
올리비에 라부르댕....장 클로드
Olivier Rabourdin....Jean Claude
릴랜드 오서....샘
Leland Orser....Sam
존 그리스....케이시
Jon Gries....Casey
데이빗 워소프스키....버니
David Warshofsky....Bernie
홀리 발란스....디바
Holly Valance....Diva






브라이언
전직 특수요원인 리암 니슨이 납치된 딸 매기 그레이스를 구출하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의 예고편을 보면 [테이큰]은 꼭 할리우드 액션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아니죠. 이 영화는 뤽 베송이 제작하고 공동 각본을 쓴 프랑스 영화입니다. 감독인 피에르 모렐도 프랑스인이고요. 딸이 하필이면 파리에서 납치된 것도 할리우드 배우(아마도)를 기용한 프랑스 영화를 찍기 위한 술수입니다. 딱 6,70년대에 유럽에서 잔뜩 제작되었던 다국적 영화 수준이죠.

본론으로 들어가죠. 일단 여러분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주인공이 중년의 전직 특수요원이고 납치된 딸의 이름이 킴이라고 해서, [24]의 서스펜스를 기대하며 이 영화를 보면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는 서스펜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그건 피에르 모렐이 서스펜스를 다루는 데 서툴기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런 것 따위는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스펜스는 피학적인 쾌락입니다. 하지만 일단 딸이 납치된 뒤로 브라이언은 늘 가해자입니다. 단 한 번 위기에 빠지긴 하지만 그 장면도 순전히 일방적으로 때리고 죽이기만 하면 심심할까봐 억지로 넣은 거죠.

[테이큰]은 현대 중년남자들의 궁극적 판타지입니다. 브라이언은 돈많은 남자에게 아내와 딸을 빼앗긴 처량한 남자입니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는 무시무시한 전투능력을 보유한 수퍼 영웅입니다. 일단 딸이 납치되어 사회적 제약이 풀리자 그는 자동차를 몰고 총을 쏘아대고 주먹을 휘두르면서 악당들을 때려잡습니다. 그렇게 해서 딸을 데려오면 지금까지 그를 무시했던 전처는 회개하고 딸은 아빠를 하나님 대접을 하겠죠. 그럼 주인공은 다시 자상한 아빠로 돌아와 딸을 팝 스타에게 소개시켜주는 겁니다.

딸에 대한 브라이언의 태도는 조금 소름끼치는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그의 과보호는 정도를 넘어섭니다. 이건 그냥 세상물정 아는 어른이 미성년자 딸을 걱정하는 수준이 아니에요. 그는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고 간섭하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납치된 딸 킴이 '처녀'라는 것이 밝혀지는 후반부는 내용이 더 괴상해집니다. 과연 그는 딸을 무시무시한 성폭행으로부터 지키고 싶어하는 걸까요? 아니면 아이의 처녀성을 수호하려는 것일까요? 당연히 전자죠. 후자면 웃기는 거고. 근데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후자 쪽으로 자꾸 생각이 기우는 걸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영화의 폭력묘사는 철저하게 가학적입니다. 이 영화에는 의미 있는 대결이 존재하지 않아요. 심지어 끝까지 살아남는 대장 악당도 없죠. 처음에 죽는 알바니아 악당들부터 끝에 죽는 아랍 악당들까지, 이들은 모두 브라이언의 가학적 쾌락을 풀기 위한 소모품입니다. 브라이언은 그들을 때려잡는 동안 '선한 주인공'이 될 생각도 없습니다. 악당들이나 할 법한 고문과 협박도 서슴지 않죠.

근데, 이게 좀 재미있습니다. 브라이언이 상대하는 악당들은 세 종류에요. (1) 딸을 납치한 알바니아 불법 이민자놈들, (2) 딸을 강간하려는 아랍 부자놈들, (3) 관대한 척하면서 1번들을 봐주는 프랑스 관료놈들. 프랑스 극우파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주인공이 프랑스인이었다면 그 냄새가 더 강했겠죠. 브라이언은 미국인이니 표면적인 알리바이가 성립이 되지만요. 그래도 그가 더러워진 파리를 청소하기 위해 고용된 용병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쉬운 건 리암 니슨의 캐스팅입니다. 그는 영화 내내 돈값을 합니다. 여전히 좋은 배우예요. 하지만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 브라이언은 딱 스티븐 시걸 수준이에요. 니슨 같은 배우를 기용하는 건 그냥 낭비란 말입니다. (08/04/22)

DJUNA


기타등등

매기 그레이스는 [제인 오스틴 북클럽]에서 훨씬 더 예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