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번디 Ted Bundy (2002) * * 1/2

감독
매튜 브라이트 Matthew Bright

주연
마이클 라일리 버크....테드 번디
Michael Reilly Burke....Ted Bundy
보티 블리스....리
Boti Bliss....Lee
스테파니 브라스....줄리
Steffani Brass....Julie
트리샤 딕슨....바바라 빈첸스
Tricia Dickson....Barbara Vincennes
메도우 시스토....수잔 웰치
Meadow Sisto....Suzanne Welch
데보라 오프너....베벌리
Deborah Offner....Beverly
자라 리틀....패트리샤 가버
Zarah Little....Patricia Garber
앨리슨 웨스트....숀 랜들
Alison West....Shawn Randall
티파니 쉬피스....티나 가블러
Tiffany Shepis....Tina Gabler
트레이시 월터....랜디 마이어스
Tracey Walter....Randy Myers
캐롤 만셀....마이어스 부인
Carol Mansell....Mrs. Myers

테드 번디
솔직히 전 매튜 브라이트가 조금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영화판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한 일은 다양한 연쇄 살인범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으니 말이에요. 어떤 때는 [빨강 모자]나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동화의 외피를 입고 있었고 어떤 때는 흡혈귀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변장하고 있었지만 결국 다루는 기본 소재는 같았습니다.

그런 그가 2002년에 테드 번디의 전기 영화를 들고 나왔습니다. 솔직히 그 사실 자체엔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군요. 지나치게 늦은 커밍 아웃 같아요.

에드 기인이 미국 범죄사의 구석에 숨은 악몽의 괴물이라면 테드 번디는 연쇄살인계의 록 스타입니다. 영화 자막에도 나오지만 최초로 '연쇄살인범'이라는 개념을 매스컴에 소개했고, 하루에 200통이나 되는 팬 레터를 받을 정도로 스타였지요. 그 명성이 사형대에 오를 때까지 수십 명의 여자들을 살해하고 폭행하고 강간한 결과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말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 화가 날 정도입니다.

영화는 별다른 영화적 장치없이 테드 번디의 생애를 따라갑니다. 남의 집 앞에서 여자 옷벗는 걸 엿보며 자위행위를 하던 피핑 탐이 어떻게 10개 주를 누비며 수십 명을 학살한 살인강간범이 되고 결국 처형당했는가를 냉담하게 기술하는 거죠.

브라이트는 번디의 살인을 미화할 생각도 없고 극적으로 묘사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일생을 파헤치며 어떤 것이 이 남자를 희대의 연쇄살인마로 만들었는지 밝혀낼 생각도 하지 않죠. 그는 단지 반쯤 이죽거리는 어조로 이 천박하고 위험한 남자를 놀려댑니다. 네, 이 영화는 코미디입니다. 가는 길마다 시체를 뿌리고 다니는 코미디죠. 영화가 묘사하는 번디도 무섭다기보다는 어리석고 괴상하고 웃깁니다.

무례한 접근일까요? 맞습니다. 얄팍한 분석일까요?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브라이트의 접근법에 어느 정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걸 고백해야겠군요. 테드 번디는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특별히 깊이 있거나 복잡한 남자였다는 말은 아니니까요. 브라이트는 번디의 공허한 얄팍함에 집중했고 그건 꽤 설득력있는 묘사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테드 번디]는 브라이트의 이전 영화들보다 재미가 없습니다. 모든 게 너무나도 공공연하게 드러나 심심하다고 할까요. 아무리 잔인한 장면들을 과장하지 않으려해도 살인 과정의 묘사는 여전히 혐오스럽고, 마이클 라일리 버크가 성의있게 연기하긴 했지만 번디는 결코 그렇게 긴 시간을 투자할만큼 매력적인 인물이 아닙니다.

결국 이 영화가 심심하다면, 그건 소재 선택의 문제일 겁니다. 심심하고 얄팍한 인물을 정공법으로 묘사하면 아무리 작품이 정곡을 찌르고 있다고 해도 심심하고 얄팍한 영화가 나올 뿐이라는 것이죠. (04/06/15)

DJUNA


기타등등

톰 새비니가 이 영화의 특수 분장을 담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