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미첼 리히텐슈타인 Mitchell Lichtenstein

주연
제스 와익슬러....던 오키프
Jess Weixler....Dawn O'Keefe
존 헨슬리....브래드
John Hensley....Brad
조시 페이스....갓프리 박사
Josh Pais....Dr. Godfrey
헤일 애플맨....토비
Hale Appleman....Tobey
레니 폰 돌린....빌
Lenny von Dohlen....Bill
비비안 베네치....킴
Vivienne Benesch....Kim
애슐리 스프링어....라이언
Ashley Springer....Ryan
줄리아 가로....그웬
Julia Garro....Gwen
니콜 스완....멜라니
Nicole Swahn....Melanie
애덤 와그너....필
Adam Wagner....Phil

던

[티스]는 고전적인 방사능 돌연변이 괴물 영화입니다. 영화의 무대인 주택가 뒤에 시치미 뚝 떼고 서 있는 핵발전소만 봐도 알 수 있는 거죠. 영화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이 대부분 그렇듯 경고성 교훈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괴물의 정체나 교훈의 방향은 50년대에 나왔던 B급 영화들과 전혀 달라요.

이 영화의 괴물은 방사능으로 부풀어오른 도마뱀이나 거미가 아니라 혼전순결을 지지하는 모임에 속해있는 순진무구한 기독교 근본주의자 던입니다. 암만봐도 위험한 구석이 없어보이는 이 금발머리 여자아이에게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알고 봤더니 성기에 무시무시한 이빨이 달려 있었답니다. 혼전순결지지자답게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던은 남자친구에게 겁탈당할 뻔한 어느 날 그 이빨의 정체와 위력을 알게됩니다. 던은 어떻게든 정상으로 돌아오려 하지만 주변에는 음흉한 남자들이 부글거리고 던의 이빨은 그 때마다 활동을 개시합니다. 철컥철컥!

그렇다면 이 영화의 교훈은 뭘까요? 음... 던의 이빨이 발각되기 전까지 영화는 기독교 근본주의에 대한 야유입니다. 그들의 순진무구함, 편견, 위선, 지적 나태함은 모두 놀림의 대상이죠. 하지만 이빨이 활동하면서 야유와 공격의 방향은 소위 '던을 따먹으려는' 남자들에게로 넘어갑니다. 이건 일관성 있는 야유일까요? 그럼요. 영화는 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소위 '순결'이 아니라 성적 결정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영화를 통해 던은 성에 대한 결벽증을 극복하고 자신의 '이빨'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면서 한 명의 성인으로 성장해가죠.

주제만 따진다면 [티스]는 단순하고 솔직한 영화입니다. 이 단순함은 의도적으로 과장된 구석이 있어요. 난폭하고 이죽거리는 스토리 전개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야기는 교훈있는 어린이 동화와 같은 직설적인 어투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영화를 보고 있으면 종종 이 어투가 믿겨지지 않을 겁니다. 뒤에 분명히 뭔가 숨겨져 있는 것 같죠.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 던과 기본 주제를 끝까지 존중하고 있어요. 아무리 주변 분위기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요. 주연배우 제스 와익슬러도 이 혼란 속에서도 아주 진지하게 자기 캐릭터를 관리하고 있지요.

정직하고 모범적인 영화의 주제 주변에는 잔인무도한 피칠갑 농담들이 낄낄거리면서 돌아다닙니다. 이 영화에서 죽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영화 내내 다양하게 변주되며 이어지는 거세 장면들에 제 주변 남자관객들은 기겁을 하더군요. 몇 명은 그런 반응을 과장하며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그 사람들 속이 어떤지 제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진지한 교훈담과 황당무계 신체손상 농담의 막돼먹은 결합이 영화에 고유의 질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08/08/21)

DJUNA

기타등등

미첼 리히텐슈타인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아들입니다. 우리에겐 [결혼피로연]의 사이먼 역으로 알려져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