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안 샤프 Ian Sharp

주연
저스틴 워델....테스 더버필드
Justine Waddell....Tess Durbeyfield
제이슨 플레밍....알렉 더버빌
Jason Flemyng....Alec D'Urberville
올리버 밀번....앤젤 클레어
Oliver Milburn....Angel Clare
존 맥너리....잭 더버필드
John McEnery....Jack Durbeyfield
레슬리 던롭....조안 더버필드
Lesley Dunlop....Joan Durbeyfield
로잘린드 나이트....더버빌 부인
Rosalind Knight....Mrs. D'Urberville
안소니 오도넬....크릭
Anthony O'Donnell....Crick
크리스틴 무어....크릭 부인
Christine Moore....Mrs. Crick

테스

네, 우리나라에서는 끝도 없이 반복 소개된 '세계의 명작'인 토머스 하디의 소설입니다. 몰락한 명문가의 후손이라는 시골뜨기 소녀가 자칭 친척네 집의 하녀로 일하다가 애까지 낳았고, 애가 죽은 뒤 목사 아들과 연애를 해서 결혼까지 했는데, 그 남편이라는 사람이 그 사실을 알자 어쩌고 저쩌고...

대부분 영화팬들은 [테스]하면 로만 폴란스키가 감독하고 나스타샤 킨스키가 주연한 2시간 50분짜리 대작 영화 [테스]를 기억할 것입니다. 훌륭한 영화니까 당연히 기억할 가치가 있습니다. 테스 역의 나스타샤 킨스키도 쉽게 잊을 수 없고요. 비교적 옛날 영화지만 최근에 드라마넷에서 다시 방영한 적 있으니 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죠.

이번에 EBS에서 방영된 작품은 A&E에서 방영한 텔레비전 미니 시리즈입니다. 미니 시리즈라지만 러닝 타임의 이득은 없습니다. 로만 폴란스키의 영화도 만만치 않게 길었으니까요.

전체적으로 A&E 버전은 침착하며 보다 문학 각색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건 아마 이 작품이 로만 폴란스키 버전처럼 압도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을 유혹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그 때문에 시청자들이 오히려 스토리와 주제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배우와 캐스팅에서도 어느 정도 이득을 봅니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무척 아름다운 배우이고 연기도 잘했지만, 그 특이하고 강렬한 외모 때문에 관객들은 종종 킨스키의 테스를 행동의 주체로 보는 대신 시각적 아름다움의 대상으로만 여겼습니다. 저스틴 워델도 테스라는 캐릭터에 어울릴 만큼 아름다운 배우지만 현실적인 수수함 역시 고수하고 있어서 관객들이 테스라는 하디 캐릭터의 비극적인 측면을 보다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 없습니다. 올리버 밀번과 제이슨 플레밍도 적절하게 캐스팅된 배우입니다. 특히 제이슨 플레밍은 거의 완벽한 알렉입니다.

결국 문학 작품을 각색한 영화는 창작자나 관객이 영화적 측면과 문학적 측면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A&E 버전 [테스]는 영화적 측면으로 보면 비교적 수수합니다. 하지만 성실한 각색과 잘 캐스팅된 좋은 배우들이 원작이 가진 힘을 적절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여전히 감명 깊은 작품으로 남습니다. (01/12/03)

DJUNA

기타등등

EBS에서는 폭력과 섹스가 조금이라도 언급되는 장면이 있으면 툭툭 잘라내더군요. 이벤트 채널 방영분은 좀 나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