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스 맥카너프 Des McAnuff

주연
준 포레이....록키/나타샤의 만화 목소리/나레이터의 어머니
June Foray....Rocky/Cartoon Voice of Natasha/Narrator's Mother
키스 스코트....불윙클/나레이터/피어리스 리더의 만화 목소리/보리스의 만화 목소리
Keith Scott....Bullwinkle/Narrator/Cartoon Voice of Fearless Leader/Cartoon Voice of Boris
파이퍼 페라보....카렌 심파시
Piper Perabo....Karen Sympathy
르네 루소....나타샤
Rene Russo....Natasha
제이슨 알렉산더....보리스
Jason Alexander....Boris
로버트 드 니로....피어리스 리더
Robert De Niro....Fearless Leader
랜디 퀘이드....캐피 폰 트랩먼트
Randy Quaid....Cappy Von Trapment
제임스 렙혼....시그노프 대통령
James Rebhorn....President Signoff
지닌 가로팔로....미니 모굴
Janeane Garofalo....Minnie Mogul
칼 라이너....P.G. 비거쇼트
Carl Reiner....P.G. Biggershot
존 굿맨....오클라호마 경찰
John Goodman....Oklahoma Cop

록키, 피어리스 리더, 보리스, 나타샤, 불윙클

[록키와 불윙클의 모험]은 제이 워드의 60년대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세번째 작품입니다. 첫번째 작품은 [조지 오브 정글]이었고, 두번째 작품은 [폭소 기마특공대]였죠. 모두 제이 워드 특유의 거창한 나레이션과 극도로 과장된 캐릭터들이 멋대로 뛰어다니는 영화들이었고, [록키와 불윙클의 모험]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 [록키와 불윙클의 모험]은 앞의 두 작품과 몇가지 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의 용감한 주인공 록키와 불윙클은 사람이 아닙니다. 다람쥐와 미국 큰사슴이죠. 결국 앞의 두 영화에서와는 달리 록키와 불윙클은 인간 스타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영화에서는 꼭 정교한 셀 애니메이션처럼 보이게 손을 본 컴퓨터 그래픽으로 이 두 주인공을 재창조해냈습니다. 그 사람들은 이걸 2와 1/2 차원이라고 하던데, 꽤 설득력이 있고 주변 환경과도 잘 어울립니다.

두번째는 스토리 전개입니다. 비교적 원작에 충실했던 [조지 오브 정글]이나 원작의 현대적 속편을 의도했던 [폭소 기마특공대]와는 달리, [록키와 불윙클의 모험]은 꽤 복잡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록키와 불윙클의 모험]의 방영이 끝난 뒤 35년이 지났습니다. 록키와 불윙클은 폐허가 된 프로스트바이트 폴스에서 재방송료를 챙기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나레이터도 만화가 끝나자 직장을 잃고 집에서 엄마가 요리하는 걸 혼자 중계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

카렌

그러다 일이 터집니다. 냉전이 끝나자 고국에서 쫓겨난 독재자 피어리스 리더와 그의 스파이 졸개들인 보리스와 나타샤가 애니메이션과 현실의 경계가 뒤섞인 유일한 곳인 할리우드로 뛰어들어 현실 세계로 빠져 나온 것이죠. 피어리스 리더 일당은 RBTV(Really Bad Television)라는 방송국을 세워 형편없는 방송으로 전 미국인들을 좀비화시켜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려는 음모를 꾸밉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록키와 불윙클뿐이죠. FBI에서는 카렌 심파시라는 풋내기 요원에게 이들을 현실 세계로 끌어내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카렌의 도움을 받아 현실 세계로 빠져나온 록키와 불윙클은 카렌과 함께 피어리스 리더 일당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미대륙을 가로지르는 여행을 떠납니다.

케네스 로너건의 각본은 상당히 야심적입니다. 굉장히 많은 걸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요. 6,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중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2000년대의 어린 관객들의 취향도 맞추려 하고, 텔레비전 만화 풍의 단순한 소재로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오가는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60년대 냉전 시대의 소재로 21세기의 미디어 비평을 하고 있고요.

이건 굉장히 복잡한 스턴트여서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던진 계란의 절반은 떨어뜨리고 있죠. 실사 캐릭터를 도입한 장편 영화의 스토리 때문에 원작의 압축미가 떨어지고, 농담과 액션이 반쯤 섞인 이야기 전개는 종종 서로의 에너지를 까먹습니다. 영리한 설정이지만 그 영리함을 커버할 만한 위트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러나 남은 계란만 해도 꽤 재미있는 편이고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그 야심만은 높이 평가할만합니다. 썩을대로 썩은 고참인 로버트 드 니로부터 신인인 파이퍼 파레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기 역할을 즐기는 것 같고요. [록키와 불윙클의 모험]은 작년 여름 시즌의 흥행 실패작이었지만 그렇게까지 형편 없는 대접을 받을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폭소 기마특공대]보다는 훨씬 좋은 영화였고 [조지 오브 정글]만큼은 재미있는 영화였어요. 아이디어와 창의성, 모험정신을 따진다면 셋 중 가장 뛰어났고요. (01/05/10)

DJUNA

기타등등

1. 케네스 로너건은 같은 해, [유 캔 카운트 온 미]로 인디 영화의 샛별로 떠올랐죠. 앞으로 평론가들은 이 영화들을 연결하면서 꽤 재미있어 할 겁니다.

2. 보리스와 나타샤 콤비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92년에 나왔습니다. 제목은 그냥 [Boris and Natasha]인데 국내에도 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