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엘리엇 실버스타인 Elliot Silverstein

주연
제임스 브롤린....웨이드 페어런트
James Brolin....Wade Parent
캐슬린 로이드....로렌
Kathleen Lloyd....Lauren
존 말리....에버렛
John Marley....Everett
R.G. 암스트롱....에이모스 클레멘츠
R.G. Armstrong....Amos Clements
존 루빈스타인....존 모리스
John Rubinstein....John Morris
엘리자베스 톰슨....마지
Elizabeth Thompson....Margie
로리 젠슨.....레이 모트
Roy Jenson....Ray Mott
킴 리처즈....린 마리
Kim Richards....Lynn Marie
카일 리처즈....데비
Kyle Richards....Debbie

무서운 차!

당연히 나올 법한 "[크리스틴]이 먼저냐, [더 카]"가 먼저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더 카]가 먼접니다. [더 카]는 1977년작. 스티븐 킹의 소설과 존 카펜터의 영화는 모두 1983년에 나왔어요. 그렇다면 스티븐 킹이 [더 카]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일까요? 하지만 [더 카] 이전에도 괴물 자동차를 다룬 [트왈라이트 존]의 에피소드인 [You Drive]가 있었다고 하니 너무 물고 늘어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괴물 자동차라는 소재를 제외하면 [더 카]와 [크리스틴]은 거의 대척점에 놓여 있습니다. [크리스틴]에서 스티븐 킹은 차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라디오 음악을 통해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게 하고 이를 통해 차와 미국 청소년간의 처절한 로맨스를 그려보이죠. 하지만 시골 마을에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치고 다니는 [더 카]의 검은 자동차는 그냥 익명의 괴물입니다. 링컨 마크 III를 개조한 외모는 존재하는 어떤 자동차와도 닮지 않았고 차 주인 따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아요. 그냥 약령에 들린 괴물 자동차인 겁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새]와 [죠스]를 반반씩 섞은 것 같습니다. [새]처럼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 갑자기 뛰어드는 초자연적인 공포를 다루었고 (학교 퍼레이드 리허설 장면은 거의 정확하게 [새]의 생일파티 장면과 대응합니다.) 영화 후반이 되면 [죠스]에서처럼 주인공 보안관이 이끄는 일단의 무리들이 괴물을 처치하는 액션을 펼치죠. 유사성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더 카]는 모델로 삼은 영화들만한 공력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자원이 좀 딸려요. 특히 연기와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배우들 자체엔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주인공 보안관을 연기하는 제임스 브롤린은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고요. 하지만 영화 내내 이들의 연기 스타일과 캐릭터는 70년대 텔레비전 드라마식 관습에 얽매어 있습니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요. 이게 그냥 단순한 액션 영화라면 문제가 없지만 영화가 마을의 드라마를 꽤 진지하게 다루려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단점이 됩니다. 스턴트 카를 동원한 액션 장면들은 썩 재미있고 악역인 검은 차는 갑자기 몸을 돌려 옆으로 뱅뱅 구르는 식의 스턴트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확 와닿는 장면은 많지 않아요.

그래도 괴물 자동차를 다룬 영화로는 [더 카]가 [크리스틴]보다 이치가 맞습니다. 일단 배경부터 그래요. 먼지가 날리는 텅 빈 고속도로와 보호구역 근처의 황량한 시골 마을이 괴물 자동차가 활동하기 더 좋잖아요. 괴물의 탄생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체적인 이야기가 더 그럴싸해 보이고. 그리고 검은 자동차는 크리스틴보다 훨씬 무섭게 생겼어요. 척 봐도 악마가 운전하는 자동차라는 느낌이 나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좋은 건 자동차가 아니라 레너드 로젠만의 음악입니다. 제가 보기엔 그런 것 같아요. [죽음의 춤]을 능청스럽게 편곡한 테마곡부터 후반에 쾅쾅 울려대는 효과음악까지 거의 완벽하죠. 영화의 무게와 비교해보면 지나치게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08/05/23)

DJUNA

기타등등

소문에 따르면 이 자동차의 이야기는 666 고속도로에 출현한다는 검은 세단과 관련된 도시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군요. 영화의 무대가 666 고속도로가 지나는 나바호 보호구역 부근인 건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수퍼내추럴]에서도 이 도시전설을 다룬 적 있다는 데 보신 분 계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