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클로드 샤브롤 Claude Chabrol

주연
크리스토프 말라보이....로베르
Christophe Malavoy....Robert
마틸다 마이....쥘리에트
Mathilda May....Juliette
자크 페노....파트릭
Jacques Penot....Patrick
장-피에르 칼퐁....경위
Jean-Pierre Kalfon....Police commisionneer
비르지니 테베네....베로니크
Virginie Thévenet....Veronique
파트리스 케르브라....마르첼로
Patrice Kerbrat....Marcello

쥘리에트와 로베르

파리 출신의 제도사인 로베르는 아내와 별거한 뒤 비시로 이사옵니다. 거기서 그는 쥘리에트라는 아름다운 젊은 여자를 엿보는 버릇이 생기고 말아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가 쥘리에트에게 그 사실을 고백한 뒤 일어납니다. 로베르에게 끌리기 시작한 쥘리에트는 약혼자 파트릭을 걷어차고, 분노한 파트릭은 로베르에게 복수를 다짐하니까요. 아무리 로베르가 이 상황에서 조용히 빠져나오려고 해도 주변의 미친 사람들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군요.

[올빼미의 울음]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스토리도 기본적으로는 같아요. 무대를 미국에서 프랑스로 옮긴 게 다를 뿐이죠. 하이스미스 소설의 선택도 샤브롤답습니다. 샤브롤은 지금까지 수많은 영어권 추리소설들을 영화화해왔고, 하이스미스의 소설들은 미국보다 유럽 감독들에게 인기가 많으니까요.

참 차가운 영화입니다. 하이스미스나 샤브롤은 모두 이름난 냉혈한들이고, 그들의 차가운 개성은 이 영화에서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자살과 살인이 가득한 내용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엄격하게 절제되어 있어요. 로베르라는 주인공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고요.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주변의 다혈질 괴물들이 피투성이 연극을 벌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만.

로베르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살육의 촉매와 같은 사람입니다.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은, 그도 평온하고 조용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세상에 손가락을 담그기만해도 사태는 달라지죠. 어떻게 보면 그는 어쩔 수 없이 피핑탐으로 살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영화는 그와 세상의 역학 관계를 조용히 기술합니다. 그 관점이 너무 냉정해서 살아있는 사람들을 다룬 드라마라기보다는 캐릭터를 가진 미립자들의 운동을 기록한 연구 논문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걸 꼭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낡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건 로메르처럼 샤브롤도 데뷔 이후 스타일의 변화가 별로 없었던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바로 그런 느낌이 '예술적 터치'처럼 다가오기도 해요. 그러나 그가 젊은 시절 때 만든 영화들의 신선한 힘은 느껴지지 않는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02/05/16)

DJUNA

기타등등

마틸다 마이는 이 영화로 세자르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참 장래가 기대되던 사람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