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코트 데릭슨 Scott Derrickson

주연
키아누 리브스....클라투
Keanu Reeves....Klaatu
제니퍼 코넬리....헬렌 벤슨
Jennifer Connelly....Helen Benson
캐시 베이츠....레지나 잭슨
Kathy Bates....Regina Jackson
제이든 스미스....제이콥 벤슨
Jaden Smith....Jacob Benson
존 클리스....반하르트 교수
John Cleese....Professor Barnhardt
존 햄....마이클 그래니어
Jon Hamm....Michael Granier
카일 챈들러....존 드리스콜
Kyle Chandler....John Driscoll

클라투

과연 로버트 와이즈의 [지구가 멈추던 날]을 리메이크할 필요가 있었는지? 척 봐도 이 작품은 전형적인 50년대 영화잖아요. 물론 전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좋아해요. 50년대식 비행접시, 반짝반짝 로봇 고트, 버나드 허먼의 윙윙거리는 음악, 주제에 대한 그 엉뚱한 진지함... 모두 사랑스럽죠. 하지만 이건 50년대라는 시대에 맞추어 봤을 때나 그렇다는 말입니다. 과연 이 이야기가 반세기를 넘긴 지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가 21세기에 온전한 모습으로 이식될 수 있을까요?

얼마 전에 스코트 데릭슨이 감독한 리메이크 버전을 봤습니다. 21세기에 맞추어 많은 변화를 주긴 했더군요. 외계인이 지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하고 있고, 냉전시대의 정치적 갈등에서 환경문제로 방향을 돌렸고, 하숙집 아줌마였던 벤슨 부인이 우주생물학자로 등업되었더군요. 고트의 사이즈는 커졌고 비행접시는 보다 신비스러운 스피어로 바뀌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지구인들에게 경고를 주고 파괴하는 방법이 달라요.

그래, 그게 먹히던가요? 아뇨. 이런 리메이크는 제대로 될 리가 없어요. 50년대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와 디테일만 21세기적으로 고친다고 이야기 전체가 21세기적이 되는 게 아니라고요. 그게 먹히려면 그 50년대의 이야기가 50년대에서 벗어난 보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지구가 멈추던 날]은 아무리 봐도 그건 아니란 말이죠. 덕택에 영화는 조금 정신분열적입니다. 여전히 50년대식인 이야기를 21세기의 특수효과와 스타일로 하고 있는 것이죠. 이 버전에서는 오리지널 영화의 진실성은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들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대신 어색하게 50년대의 이야기를 자기에 맞게 뒤틀고 있을 뿐입니다.

50년대 영화의 팬들에게도 이 각색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겁니다. 고트, 클라투 그리고 유명한 “클라투 바라다 닉토”라는 대사 모두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요. 어떤 분들이 말씀하셨듯, 고트는 펩시맨 풍선 같고, 클라투는 키아누 리브스이며, “클라투 바라다 닉토” 대사는 클라투가 나오는 처음 장면에 벌써 사용되어 버리죠. 그렇다고 이 실망스러운 설정을 대체할만한 무언가가 있는가? 글쎄요.

스코트 데릭슨은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의 감독입니다. 전 그 영화에 담겨 있는 종교적 태도가 불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기독교 호러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슷하게 수상쩍은 종교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지구가 멈추던 날]에서 그는 그냥 지루하고 성의없어 보입니다. 역시 중요한 건 진실성과 태도란 말이죠. (08/12/19)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에서 Gort는 Genetic Organic Robotic Technology의 약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