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로버트 와이즈 Robert Wise

주연
리처드 버튼....태미 맥로버츠
Richard Burton....'Tammy' MacRoberts
제임스 메이슨....에르빈 폰 롬멜
James Mason....Erwin von Rommel
로버트 뉴먼....톰 바틀렛
Robert Newton....Tom Bartlett
로버트 더글러스....장군
Robert Douglas....General

바틀렛과 맥로버츠

저에게 이 영화의 배경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군요.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면, [사막의 쥐들]은 토브룩 공방전에 대한 영화입니다. 토브룩은 리비아의 동부에 있는 항구도시인데, 여기서 연합군은 이탈리아군이 남긴 요새에서 버티면서 1941년 2월부터 12월까지 롬멜의 독일 아프리카 군단과 맞서 싸웠다죠. 이 영화에서 다루는 토브룩 공방전이 끝난 지 6개월 뒤, 롬멜은 결국 요새를 점령하고 이집트로 진격했다고 하지만요. 하지만 거기까지 제가 다룰 필요는 없겠지요.

[사막의 쥐들]은 이 공방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제9 오스트레일리아 사단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이들을 지휘하기 위해 파견된 영국인 장교인 태미 맥로버츠죠. 그는 훌륭한 군인으로, 이 영화에서도 능력 있고 훌륭한 군인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합니다. 그가 이끄는 오스트레일리아 군인들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군인들이어서... 음... 캐릭터 측면에서 이 영화는 별 재미가 없습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군인들은 뻔하기가 나무토막 같지요. 리처드 버튼이 맥로버츠의 내면을 훌륭하게 연기하고 있긴 하지만 이 캐릭터 역시 할 말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맥로버츠의 옛 교관이었던 주정뱅이 사병 톰 바틀렛도 나쁘지 않은 캐릭터지만 할 일이 없는 건 마찬가지이고.

현대 액션 영화팬들에게도 [사막의 쥐들]은 그렇게 매력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맥로버츠가 이끄는 특공대가 독일군 부대를 하나씩 때려잡는 에피소드처럼 액션 위주의 시퀀스들이 몇 개 있긴 해요. 하지만 영화는 액션 보다 토브룩 공방전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역사 강의를 하는데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일관된 액션이 영화 자체를 지배하는 일은 별로 없고 액션의 디테일도 가벼운 편입니다. 이야기도 에피소드 위주로 끊어져 있고요. 제2차 세계대전 팬들이라면 반갑게 느낄 수 있겠지만 평범한 영화 관객들에겐 조금 따분할 수도 있을 거예요. 1시간 반도 안 되는 짧은 영화인데도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끄는 장면은 제임스 메이슨이 연기하는 롬멜과 포로가 된 맥로버츠가 만나 연기대결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두 배우의 카리스마 대결은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었겠죠? 스토리 구성만 봐도 맥로버츠는 순전히 롬멜을 만나기 위해 잠시 포로가 된 것 같으니 말이죠. 과연 맥로버츠가 실존인물이긴 했는지? 검색해 봐도 영화 제목밖에는 나오지 않아요. (09/01/09)

DJUNA

기타등등

사막의 쥐는 영국 제7기갑사단의 별명이라니 엉뚱한 제목이 붙은 것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