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애덤 메이슨 Adam Mason

주연
앤드루 하워드....닉 웨스트
Andrew Howard....Nick West
폴리애너 로즈....새미
Pollyanna Rose....Sammy
나자 브랜드....클레어본 박사
Nadja Brand....Dr. Clairebourne
데이빗 간트....윌러드 박사
David Gant....Dr. Willard
루이즈 그리피스....멜리사
Louise Griffiths....Melissa
엘리즈 뒤 트와....레이첼 파울스
Elize du Toit....Rachel Fowles
맷 베리....브레트 윌슨
Matt Berry....Brett Wilson

닉

이런 이야기입니다. 닉 웨스트라는 남자가 여자친구 새미와 함께 버려진 정신병원에 놀러 들어옵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앉은 낡고 수상쩍은 의자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새미를 결박하더니, 핑! 새미는 사라져버립니다. 닉은 살인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에 들어가는데, 4년 뒤 윌러드 박사라는 수상쩍은 인물이 그를 퇴원시키죠. 단지 여기엔 조건이 있습니다. 그가 그 버려진 정신병원에서 벌이는 실험에 참여해달라는 것이죠. 처음엔 그것이 4년 전 사건과 관련된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그 윌러드 박사라는 사람은 이전에 블랙워터라는 의사가 죄수들을 상대로 저질렀던 끔찍한 실험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리고...

그런데 애덤 메이슨의 [악마의 의자]에서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은 클라이브 바커와 샐리 잭슨을 반쯤 섞은 것 같은 스토리 자체가 아닙니다. 내용보다 서술 방식이 더 중요한 영화지요.

처음부터 영화는 공식을 부수며 시작합니다. 닉 웨스트의 나레이션을 깔면서 그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피투성이 죽음을 맞는 장면을 다 보여주는 거죠. 그 뒤로도 영화 전개 방식은 닉 마음대로입니다. 필요하면 중간중간에 화면을 스톱시키고 이죽거리는 논평을 달기도 하지요. 심지어 닉은 자기가 영화의 나레이터라는 사실을 부인하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단순할 수 있었던 이야기도 이 서술방식을 통해 파괴됩니다. 물론 관객들은 닉 웨스트가 믿을 수 없는 화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요. 자기는 정신이 멀쩡하다고 주장하지만 그걸 어떻게 믿습니까? 그가 말하는 이야기는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하지만 더 배배 꼬인 건 이 영화가 작품의 질까지 떡밥으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 영화의 각본이나 연기는 좋은 편이 아닙니다.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고 캠피하지요. 하지만 영화 중후반에 나레이터가 “네가 보고 있는 영화는 각본도 형편없고 연기도 조악한 싸구려 B급 영화야!”라고 고함을 질러대면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입니까? 갑자기 연기가 좋아지는 겁니까? 물론 정말로 정말로 형편없는 연기가 보기만큼 형편없지는 않다는 걸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장면들이 군데군데 있긴 하지만요.

그러나 이 시도가 영화의 질을 상승시킨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분명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만들려 노력했어요. 하지만 그 시도는 지나치게 잔재주처럼 느껴져 신경이 거슬리고 이들이 호러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들은 평범합니다. 이 둘이 결합되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뭔가가 만들어지지만 그래도 결말까지 보면 그렇게 새로운 걸 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아무리 배배 꼬아도 평범한 이야기는 평범할 뿐이지요. (09/01/16)

DJUNA

기타등등

영국 영화입니다. 모든 영국 호러 영화가 해머 영화 같은 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