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하워드 지프 Howard Zieff

주연
마이클 키튼....빌리 카필드
Michael Keaton....Billy Caufield
크리스토퍼 로이드....헨리 시코스키
Christopher Lloyd....Henry Sikorsky
피터 보일....잭 맥더못
Peter Boyle....Jack McDermott
스티븐 퍼스트....앨버트 이아누지
Stephen Furst....Albert Ianuzzi
데니스 부트시카리스....와이즈만 박사
Dennis Boutsikaris....Dr. Weitzman
로레인 브라코....라일리
Lorraine Bracco....Riley

네 명의 정신 병자들(이라고 써도 되는지 모르겠네요)이 야구보러 나간다는 [드림 팀]의 도입부는 웬지 모르게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분명히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봤었는데, 그게 언제였더라?

오래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곧 답이 나오니까요. 정신병원을 무대로 한 가장 유명한 영화 [뻐꾸기 둥지로 날아든 새]를 떠올려보세요. 거기서 잭 니콜슨의 캐릭터가 동료 정신 병자들을 끌고 몰래 병원 밖으로 빠져나갔던 에피소드를요. [드림 팀]은 외출 에피소드만 딱 떼어놓고 거기에 살인사건을 뒤섞어서 한바탕 코미디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뻐꾸기 둥지로 날아든 새]의 주제까지 빌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 영화가 말하려는 이야기는 아주 헐리웃적이고 '정상적'입니다. 네 명의 환자들은 의사 따라 뉴욕까지 왔지만 의사는 부패 형사의 살인을 목격하고 달아나다 정신을 잃습니다. 남은 병자들은 잭 니콜슨 일행처럼 자유를 만끽하는 대신, 정신병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내면서 어떻게든 불리해진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공식을 따른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공식을 생각없이 따른다는 건 문제가 많죠. 그리고 다루고 있는 소재와 주제가 공식만 따라서는 충분히 발전할 수 없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드림 팀]의 문제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가 도입부에서 제시한 약속은 상당히 큽니다. 요새 관객들에게 더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크리스토퍼 로이드, 피터 보일, 마이클 키튼, 로레인 브라코와 같은 사람들은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더 유명한 배우들이 되었으니까요. 그들은 이 영화에서 모두 잘하며 훌륭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네 명의 정신 병자들이라는 소재도 이들을 잘 활용하면 멋진 결과를 낼 수 있었죠.

그러나 공식이 이 모든 걸 다 막아 버립니다. 그 결과 소재가 스토리에 갇혀 버리고 맙니다. 정신 병자라는 소재는 보다 자유롭고 과격한 이야기에 맞거든요. 핸디캡과 싸우는 네 명의 남자들의 이야기도 나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그것보다는 더 나은 스토리가 이 소재에는 맞습니다.

네 명의 주인공들이 과연 충분한 존엄성을 가지고 묘사되었을까요? 코미디니까 그들이 망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그래도 정신병자들을 핸디캡을 가진 주인공들로 묘사하는 방식은 이들이 비교적 공정하게 묘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겠어요?

글쎄요. 어중간합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끌려가는 일련의 해프닝 때문에 그런 상태는 늘 유지되지 못하죠. 이 역시 어중간한 입장에서 끝난 셈입니다. 하긴 정신병자들을 다루는 코미디를 아무 탈 없이 다루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만.

[드림 팀]은 나쁜 영화가 아닙니다. 원래 좋은 배우들이 나와 좋은 연기를 보여주니까요. 안이한 공식을 안전하게 따라갔다지만, 안전하게 따라가는 것은 서툴게 따라가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종종 늘어지는 페이스가 문제가 되지만 나머지는 괜찮아요. 더 모험정신이 뛰어났다면 좋았을 거라는 거죠. (00/02/23)

D&P

기타등등

1. 이 영화의 비디오 출시제는 [4인의 방랑자]였죠. 출시제를 그대로 쓰는 대신 [드림 팀]의 원제로 돌아온 건 순전히 '드림팀'의 인기 때문이 아닐까요?

2. 이 영화의 번역 중 황당한 게 있어요. 빌리가 병실에서 [분노의 포도]를 보고 있는 장면이 나온답니다. 그런데 톰과 톰의 엄마 대사가 아주 어처구니 없이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글쎄, 톰의 엄마가 톰에게 존대말을 하고 톰이 엄마한테 반말을 쓰는 거예요. 번역자가 성차별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무식하기까지 하다는 증거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