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레디 프랜시스 Freddie Francis

주연
피터 쿠싱....프랑켄슈타인 남작
Peter Cushing....Baron Frankenstein
피터 우드소프....최면술사 졸탄 교수
Peter Woodthorpe....Prof. Zoltán the Hypnotist
덩컨 라몬트....칼스타트의 경찰서장
Duncan Lamont....Karlstaad Chief of Police
산도르 엘리스....한스
Sandor Elès....Hans
케이티 와일드....거지 소녀
Katy Wild....Beggar Girl
데이빗 허치슨....칼스타트의 시장
David Hutcheson....Burgomaster of Karlstaad

프랑켄슈타인과 한스

[프랑켄슈타인의 악]은 해머에서 제작한 세 번째 프랑켄슈타인 영화입니다. 원래는 1,2편을 감독한 테렌스 피셔가 다시 메가폰을 잡을 계획이었는데 그만 교통사고로 몸을 다치는 바람에 촬영감독이었던 프레디 프랜시스가 감독을 했다고 하더군요.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프랑켄슈타인의 저주]와 [프랑켄슈타인의 복수]를 봐야 할까요? 그럴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시리즈의 일관성을 유지할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 영화인 걸요. 영화 초반의 회상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앞의 영화들과 별 상관이 없고 심지어 괴물의 분장이나 세트도 다릅니다. 앞의 영화들은 저작권 때문에 유니버설 [프랑켄슈타인] 시리즈의 분장과 세트를 모사할 수 없었지만 이 영화는 유니버설 사에서 직접 배급을 한 영화이기 때문에 보리스 칼로프가 뒤집어썼던 분장을 멋대로 흉내 낼 수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유니버설 호러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도 아니니 이 영화는 본편이 존재하지 않는 속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하여간 이 속편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조수인 한스를 데리고 고향인 칼스타트로 돌아옵니다. 연속적인 실험의 실패로 돈이 떨어졌거든요.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돌아와 집에 있는 물건들을 팔아 다음 실험에 쓸 돈을 마련할 생각이었는데, 그만 야비한 시장과 경찰 서장이 그 물건들을 다 압수해버렸군요. 그런데 운이 있었던 것이, 동네 근처의 빙하에 자신이 10년 전에 만들었던 괴물이 냉동된 채 보관되어 있었던 겁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부활시키지만 뇌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극이 필요했지요. 그래서 그는 동네 카니발에서 말썽을 일으켰던 최면술사 졸탄을 불러옵니다.

그렇잖아도 존재하지 않는 본편의 내용을 재탕하느라 시간을 낭비한 영화는 여기서부터 더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시덥지 않은 인간 졸탄이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공포 사건의 주역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는 괴물에게 최면을 걸어 그에게 시비를 걸었던 동네 사람들을 괴롭히고 물건을 훔쳐오라고 시킵니다. 이 인간이 얼마나 졸렬하냐면, 심지어 괴물이 저지른 살인을 감당하지도 못할 정도라고요. “어, 넌 왜 사람을 죽인 거야?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럼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팔이나 하나 부러뜨리고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단 말입니까?

이러다보니 이야기는 산으로 갑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졸탄이 딴 짓을 저지르는 동안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거의 눈치를 못합니다. 괴물은 영화 대부분 졸탄의 꼭두각시고요. 가끔 꼭두각시가 아닐 때도 있는데, 꼭두각시 때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온전한’ 괴물은 오히려 불필요한 장식처럼 보입니다. 여전히 피터 쿠싱은 필사적으로 영화를 살려보려 하고 있지만 이 난장판에서는 그게 쉽지가 않죠.

특수효과나 분장에 대해서 말하고 싶군요. 전형적인 해머 영화 결말을 위해 성의 미니어처 모형이 사용되는데, 소박하지만 결과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 괴물 분장은 정말 끔찍하더군요. 종이죽으로 만든 할로윈 가면을 쓴 것 같습니다. 무엇하러 유니버설 괴물을 흉내 내려 했는지 모르겠어요. 해머의 괴물도 나름대로 멋이 있었는데. (09/03/03)

DJUNA

기타등등

왜 제목이 [The Evil of Frankenstein]일까요? 프랑켄슈타인은 이 영화에서 가장 순둥이인 사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