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레미 포데스와 Jeremy Podeswa

주연
메리-루이즈 파커....로나
Mary-Louise Parker....Rona
파스칼 뷔시에르....게일
Pascale Bussières....Gail
리처드 클라킨....레이몬드
Richard Clarkin....Raymond
브렌든 플레처....루퍼트
Brendan Fletcher....Rupert
마르코 레오나르디....로베르토
Marco Leonardi....Roberto
나디아 리츠....레이첼
Nadia Litz....Rachel
다니엘 맥키버....로버트
Daniel MacIvor....Robert
몰리 파커....안나 밀러
Molly Parker....Anna Miller
가브리엘 로즈....루스
Gabrielle Rose....Ruth
사라 로즐링....레베카
Tara Rosling....Rebecca
필립 볼테르....리샤르
Philippe Volter....Richard
엘리즈 프랜시스 스토크....에이미 리 밀러
Elize Frances Stolk....Amy Lee Miller
클린턴 워커....칼
Clinton Walker....Carl

[오감]의 주인공들은 토론토의 한 건물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아주 친하지는 않아도 서로 알고 지내거나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죠.

이들에게는 그 이외에도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감각'이라는 것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거나 그걸 직업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양성애자 청소 전문가인 로버트는 후각에 굉장히 민감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사랑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로버트의 친구인 케익 전문 요리사 로나는 보기에 아주 아름다운 케익을 만들지만 정작 케익 맛은 형편없죠. 로나는 이탈리아에서 로베르토라는 요리사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정작 그가 토론토에 도착했을 때는 심각한 언어갭으로 고생합니다. 로나의 이웃에는 루스라는 마사지 치료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직업과는 달리 틴에이저 딸 레이첼과의 정서적 접촉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중이죠. 레이첼이 공원에서 섹스하는 연인들을 엿보다 옛 학교 선생인 안나 밀러의 딸 에이미를 잃어버리는 동안, 음악 애호가인 벨기에인 안과 의사 리샤르 자콥은 점점 자신이 청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청각 장애인 딸을 둔 퀘벡인 매춘부 게일과 서로의 고민을 나눕니다.

지리적 공간과 실종된 소녀 에이미에 대한 모두의 근심이 이들을 하나로 묶지만, 그 이상은 없습니다. 영화는 이들을 뒤섞는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병행 진행시킵니다.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종종 로버트 앨트먼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크르지스토프 키에슬로프스키나 아톰 에고이안의 영화들에 더 가깝죠. 특히 키에슬로프스키는요. 오감이라는 주제로 한 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고민들을 하나씩 상징적으로 풀어가는 수법은 [십계]와 일치합니다.

왜 감각일까요? 그건 감각이야 말로 우리가 외부와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텔레파시 능력이 없는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시각을 통해 사람들을 보고 청각을 통해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촉각을 통해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어요. 이 불안하고 믿을 수 없으며 종종 기만적인 통로가 없으면 우리는 세계로부터 고립됩니다.

결국 [오감]은 지난 세기부터 지극히 일반화된 '도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민감한 도회인들이 소통 불능과 외로움 속에서 괴로워하며 진정한 인간 관계를 모색하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 결과, 제목만 보면 지극히 관능적이어야 할 것 같은 이 작품의 분위기는 상당히 금욕적입니다. 영화는 종종 감각보다 감각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각을 이야기할 때도 그 방식은 엄격하게 절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늘 가볍게 생각하도록 교육 받은 감각은 여기서 거의 종교적인 의미까지 띄는 묵직한 주제로 변모합니다.

[오감]의 한계는 이 주제와 이야기들이 그들을 묶어놓은 형식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캐릭터와 주제를 연결하는 이야기 구조가 너무 교활하게 짜여져 있어서 종종 자연스러움을 잃고 작위적이 되니까요. 키에슬로프스키와 에고이안의 영향이 지나치게 많이 보여서 자기 개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단점들을 어떻게 저울질 하느냐에 따라 이 영화에 대한 각자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좋은 배우들의 앙상블 캐스트는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며,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정갈한 시적 인상은 아름답습니다. 저는 좋게 보았답니다. (01/02/12)

DJUNA

기타등등

영화에 나오는 토론토의 집들은 왜들 그렇게 깨끗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