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셉 루벤 Joseph Ruben

주연
줄리안 무어....텔리 파레타
Julianne Moore....Telly Paretta
도미닉 웨스트....애쉬 코렐
Dominic West.... Ash Correll
안소니 에드워즈....짐 파레타
Anthony Edwards....Jim Paretta
라이너스 로치....친절한 남자
Linus Roache....A Friendly Man
게리 시니즈....잭 먼스 박사
Gary Sinise....Dr. Jack Munce
알프레 우다드....앤 포프 형사
Alfre Woodard....Det. Anne Pope
제시카 헥트....엘리엇
Jessica Hecht....Eliot
로버트 위즈덤....칼 데이튼
Robert Wisdom....Carl Dayton
팀 강....알렉 웡
Tim Kang....Alec Wong
크리스토퍼 코발레프스키....샘
Christopher Kovaleski....Sam

(스포일러가 잔뜩 있습니다.)

텔리

14개월 전 비행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주인공 텔리에게 끔찍한 일이 닥칩니다. 지금까지 죽음을 애도하고 있던 아들이 사실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거예요. 임신하고 있던 아이가 사산한 뒤로 텔리는 지금까지 있지도 않은 아이의 기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겁니다. 물론 텔리는 그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은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텔리가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합니다.

이런 선택은 실망스럽습니다. [포가튼]의 기본 아이디어에서 가장 근사한 부분은 당연히 존재한다고 믿었고 가장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사람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니까요. 아이디어가 제대로 활용되려면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놀랍고 예외적이라면 그 놀라움과 예외성을 배가시켜야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존재했다는 설정은 아들이 존재한 적도 없었다는 아이디어보다 덜 흥미롭습니다. 드라마의 발전 가능성도 적고요. 텔리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내 아들은 존재했어!"라고 외치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아들이 존재한 적도 없었다' 대신 선택한 설정도 일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외계인인 듯한 수상쩍고 거의 전능한 존재가 인간을 상대로 엄청난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가끔 영화는 그 존재의 전능함을 보여줍니다. 코 앞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휙 하고 머나먼 하늘 저편으로 쓸려나가고 멀쩡했던 집의 벽과 지붕이 몇 초 만에 휩쓸려 나가지요. 하지만 아무리 외계인이나 UFO와 같은 익숙한 단어들의 사용을 자제한다고 해도 이 이야기와 설정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40여분짜리 [엑스 파일] 에피소드에서는 그럴싸하게 맞았을 겁니다. 정말로 [엑스 파일] 에피소드였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었을 거예요. 텔리의 고통과 드라마도 끝없는 반복없이 압축될 수 있었을 거고 멀더와 스컬리 그리고 [엑스 파일]의 친근한 설정이 드라마의 빈 틈을 채워주었겠죠. 유감스럽게도 오래 전에 종방된 [엑스 파일]은 이 이야기에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질 못했죠. 그 때문에 우린 줄리안 무어 같은 좋은 배우들이 시작만 근사하고 나머지는 어설픈 각본에 끌려다니는 꼴을 봐야 하지만 말이죠. (04/11/23)

DJUNA

기타등등

납치 이야기에 늘 따라다니는 질문이지만, 도대체 외계인들은 왜 똑같은 실험들을 끝도 없이 반복만 하고 있답니까? 실험에 어떤 과학적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실험 자체를 즐기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