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J.S. 카돈 J.S. Cardone

주연
커 스미스....숀
Kerr Smith....Sean
브렌든 퍼....닉
Brendan Fehr....Nick
이자벨라 미코....메간
Izabella Miko....Megan
피나 오루치....킴
Phina Oruche....Cym
사이먼 렉스....펜
Simon Rex....Pen
캐리 스노드그리스....이나 햄
Carrie Snodgress....Ina Hamm
조나단 섀치....키트
Johnathon Schaech....Kit
알렉시스 소프....테디
Alexis Thorpe....Teddy
A.J. 버클리....마이크
A.J. Buckley....Mike
사라 다우닝....줄리
Sara Downing....Julie

닉, 메간, 숀

삼류 영화사에서 싸구려 호러 영화 예고편이나 만들고 있는 풋내기 영화사 직원 숀은 누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자동차 여행을 떠납니다. 중간에서 그는 닉이라는 정체불명의 히치하이커를 태워주는데, 알고 봤더니 그는 흡혈귀 일당을 쫓는 사냥꾼이었어요.

그들이 중간에 흡혈귀들의 학살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메간이라는 여자를 구해주면서 일은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메간에게 손을 물린 숀은 서서히 흡혈귀가 되어가고 그들이 흡혈귀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원조 흡혈귀를 죽여 없애는 것이니까요...

지금까지의 줄거리만 들어봐도 아시겠지만, [사막의 뱀파이어]는 [니어 다크] 이후 수없이 쏟아져나왔던 모던 뱀파이어 무비 장르에 속해 있습니다. [버피] 시리즈의 성공으로 흡혈귀들이 다시 쿨한 존재가 되자, 이런 장르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제작자들이 적당한 각본 하나를 꺼내 영화화한 것이겠지요. 뻔한 이야기라도 [도슨의 청춘 일기]나 [로스웰] 같이, 젊은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시리즈들의 주연 배우들을 데려와 쿨한 터치를 더해주면 그럭저럭 팔릴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사막의 뱀파이어]에 나오는 흡혈귀들은 어떤 종류일까요? 영화는 현실적인 설명과 환상적인 설명을 모두 하고 있습니다. 흡혈귀들의 뿌리는 십자군 전쟁 때 저주받은 프랑스 기사들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에겐 흡혈귀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니는 연쇄살인마라는 꽤 현실적인 묘사가 따라붙지요. 그 바이러스란 게 원조를 죽이면 신비스럽게 사라지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지만요. 네, 알아요. 자기네도 어느 쪽을 택해야 좋을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거죠.

영화 전체의 분위기는 존 카펜터의 [슬레이어]와 비슷합니다. 미니 [슬레이어]라고나 할까요? 흡혈귀들과 사냥꾼의 대결이라는 기본 설정도 그렇고, 흡혈귀에 물린 여자 주인공 메간의 입장도 비슷합니다. 보면서 참 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막의 뱀파이어]의 메간이나 [슬레이어]의 카트리나나, 흡혈귀들과 사냥꾼 양쪽 모두한테 짐짝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은 같습니다. 보기 참 불편하더군요.

영화는 당연히 [슬레이어]보다 못합니다. 카펜터는 평작을 만들어도 자기만의 고유 스타일을 심지만 이 작품엔 그런 것도 없거든요. 그런 주제에 타락한 현대 미국 대중 문화에 대해 떠들어대는 대사를 심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적어도 닉이 타락의 근거로 내세우는 [블레어 윗치]는 [사막의 뱀파이어]보다 몇 천 배는 나은 영화인데 말입니다. (01/10/15)

DJUNA

기타등등

[사막의 뱀파이어]는 미국인들의 클래식 카에 대한 페티시적 열정을 잔뜩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로저 이버트가 이 영화에 대한 평을 썼다면 분명 한 문단을 차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겠죠. 언론 시사회를 열지 않고 곧바로 개봉한 영화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