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다렌 아르노프스키 Darren Aronofsky

주연
휴 잭맨....토마스/토미/닥터 톰 크레오
Hugh Jackman....Tomas/Tommy/Dr. Tom Creo
레이첼 바이스....이자벨라 여왕/이지 크레오
Rachel Weisz....Queen Isabel/Izzi Creo
엘렌 버스틴....릴리언 구제티 박사
Ellen Burstyn....Dr. Lillian Guzetti
마크 마골리스....아빌라 신부
Mark Margolis....Father Avila
스티븐 맥해티....대심문관
Stephen McHattie....Grand Inquisitor Silecio
페르난도 헤르난데스....시발바의 지배자
Fernando Hernandez....Lord of Xibalba
클리프 커티스....아리엘 대위
Cliff Curtis....Captain Ariel
숀 패트릭 토머스....안토니오
Sean Patrick Thomas....Antonio
도나 머피....베티
Donna Murphy....Betty

톰과 이지

[천년을 흐르는 사랑]의 이야기는 세 개의 시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스페인의 기사 토마스로, 그는 이자벨라 여왕의 명령을 받아 마야에 있다는 전설의 생명의 나무를 찾으러 나섭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21세기의 과학자인 톰 크레오 박사로, 그는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아내 이지를 살리기 위한 기적의 약을 찾는 중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26세기의 우주인 토미는 죽어가는 생명의 나무와 함께 죽어가는 별 시발바를 향해 날아가는 중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연결되나요? 아마도 두 번째와 세 번째 주인공은 같은 사람일 겁니다. 어떻게 그가 그 때까지 살아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생명의 나무의 도움을 받았겠죠. 적어도 그는 두 번째 주인공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럼 첫 번째 주인공은? 그는 두 번째 주인공의 아내 이지가 쓰는 책의 주인공입니다. 그게 픽션인지 실화인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이런 설명은 좀 싱겁습니다. 다렌 아르노프스키의 이 영화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치가 맞아 떨어지는 구조를 하고 있지 않거든요. 이 세 이야기는 꿈의 논리에 의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 현실의 논리 따위는 처음부터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써 이치에 맞는 해답을 찾는 대신 그 비논리를 그대로 즐기는 게 낫죠.

이 영화의 기반이 되는 건 포폴 부에 기록된 마야 문명의 사후 세계관입니다. 아르노프스키는 여기에 약간의 기독교적 관점을 첨가해서 꿈결같은 세계관을 만들어낸 것이죠. 솔직히 막판이 되면 소화가 좀 어렵습니다. 어려워서 그런 건 아니에요. '뉴 에이지 멈보점보'라고 불려도 싼, '척하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그렇죠.

그래도 이 영화를 쉽게 무시할 수 없는데, 그건 영화가 담고 있는 로맨스의 힘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입니다. 천 년을 흐르는 절대사랑을 그리는 것 자체는 따분한 일이지만, 아르노프스키는 이걸 굉장히 설득력 있는 열정으로 그려내고 있어요. 아마 영화에서 불멸의 사랑의 대상이 아르노프스키의 아내인 레이첼 바이스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메라의 시선에서부터 감독의 사랑이 콸콸 넘쳐흐르는 걸요.

제가 이 영화를 볼 때는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편두통에 시달리고 감기에 걸려 있는 데다가 감기약과 진통제로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지요.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엔 이 몽롱한 상태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정말 제 정신이 육체를 떠나 멀리 갔다가 돌아온 느낌이었어요. (07/02/28)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의 특수 효과는 대부분 아날로그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거의 쓰지 않았죠. 느낌이 좋습니다. 움직임은 조금 거칠지만 그래도 컴퓨터 그래픽보다 더 존재감이 강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