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브라이언 길버트 Brian Gilbert

주연
크리스티나 리치....캐시 그랜트
Christina Ricci....Cassie Grant
요안 그리피스....댄 블레이클리
Ioan Gruffudd....Dan Blakeley
스티븐 딜레인....사이먼 커크맨
Stephen Dillane....Simon Kirkman
케리 폭스....매리언 커크맨
Kerry Fox....Marion Kirkman
사이먼 러셀 빌....루크 프레이저
Simon Russell Beale....Luke Fraser
로버트 하디....주교
Robert Hardy....The Bishop
해리 포레스터....마이클 커크맨
Harry Forrester....Michael Kirkman
제시카 만....엠마 커크맨
Jessica Mann....Emma Kirkman
피터 맥나마라....프레드릭 마이클 아가일
Peter McNamara....Frederick Michael Argyle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캐시, 마이클, 엠마

[게더링]은 '방황하는 유태인'의 변주입니다. 이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 아무런 동정도, 연민도 없이 그냥 구경만 하던 사람들입니다. 그 후 저주를 받아 영원히 살면서 세상의 고통을 구경만 하게 되었던 거죠. 영화 속에서 게더링 중 한 명이 부당한 처벌이라고 항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맞는 말입니다. 끔찍한 일을 구경만 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처벌한다면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래도 영화의 설정은 가치있는 도덕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끔찍한 세상에서 방관자로 남을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 캐시 그랜트가 대면하게 된 것도 그런 갈림길입니다. 교통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미국인 여행객 캐시는 마을 사람들에게 닥칠 끔찍한 일들에 대한 비전을 봅니다. 캐시는 그 사태를 막으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지요.

캐시의 정체는? 물론 그 게더링 중 한 명이었습니다. 기억을 잃고 그 기억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 중 몇 천년 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구경하기'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게 이 영화의 드라마죠. 괜찮은 설정이 아닙니까? 나쁘지 않은 텔레비전 시리즈의 파일럿이 될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게더링]에서 좋은 건 설정뿐입니다. 아니, 설정도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아요. 글래스턴베리에서 1세기에 만들어진 지하교회가 발견된다는 설정은 괜찮은 도입부지만 그 도입부는 영화의 설정보다 지나치게 거창한 구석이 있지요. 캐릭터를 연결하고 갈등을 짜맞추고 미스터리를 까는 방법도 서툽니다. 액션 역시 의무 방어만 간신히 하고 있고요. 브라이언 길버트는 지금까지 썩 좋은 영화들을 몇 편 만들었지만, 호러는 아무래도 이 사람 재능과 맞지 않는 것 같아요. (06/01/16)

DJUNA

기타등등

크리스티나 리치와 요안 그리피스가 한 화면에 나오는 게 은근히 어색하게 보입니다. [판타스틱 4]에서 그리피스가 알바랑 놀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말이죠. 아마 영국이 무대라서 그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