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페르난도 트루에바 Fernando Trueba

주연
페넬로페 크루스....마카레나 그라나다
Penélope Cruz....Macarena Granada
안토니오 레시네스....블라스 폰티베로스
Antonio Resines....Blas Fontiveros
네우스 아센시....루시아 간디아
Neus Asensi....Lucía Gandía
헤수스 보니야....보니야
Jesús Bonilla....Bonilla
롤레스 레온....트리니
Loles León....Trini
호르헤 산스....훌리안 토랄바
Jorge Sanz....Julián Torralba
로사 마리아 사르다....로사 로살레스
Rosa María Sardà....Rosa Rosales
산티아고 세구라....카스틸료
Santiago Segura....Castillo
미로슬라프 타보르스키....바츨라프
Miroslav Táborský....Vaclav
요하네스 실베르슈나이더....요셉 괴벨스
Johannes Silberschneider....Joseph Goebbels
카렐 도브리....레오
Karel Dobry....Leo
괴츠 오토....하인리히
Götz Otto....Heinrich
마리아 바란코....대사 부인
María Barranco....Mujer del embajador
후안 루이스 갈리아르도....대사
Juan Luis Galiardo....El Embajador
한나 시굴라....마그다 괴벨스
Hanna Schygulla....Magda Goebbels

마카레나

누군가 [아름다운 시절]이 [패왕별희]를 밀어내고 아카데미 외국어상을 받을만한 영화였냐고 묻는다면 전 아주 난처해할 겁니다. 하지만 시상식 이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은 영화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준 아카데미상에 대해서는 꽤 감사하고 싶답니다. 제가 꽤 좋아하는 영화니까요. 물론 진짜 감사해야 할 사람은 그 영화의 감독 페르난도 트루에바였겠지만요.

[아름다운 시절]의 국제적 성공으로 트루에바는 거물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라고 할까요. 그가 다시 고향에서 만든 98년작 [꿈 속의 여인]은 [아름다운 시절]처럼 30년대의 격동기를 사는 스페인인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소규모의 섹스 코미디로 만들어졌던 전편과는 달리 상당한 대작입니다.

영화는 독일/스페인 합작 영화인 [꿈 속의 여인]을 찍기 위해 스페인 영화인들이 독일의 UFA 스튜디오를 방문하면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럴싸하게 시작되었던 촬영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꼬여만 가지요. 특히 요셉 괴벨스가 아름다운 스페인 배우 마카레나 그라나다에게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뒤로는요. 그러는 동안 마카레나는 엑스트라로 동원된 집시 청년 레오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한마디로 [꿈 속의 여인]은 에른스트 루비치의 [사느냐 죽느냐]를 문닫는 소리 요란한 구식 프랑스 연극식으로 풀다가 허겁지겁 [카사블랑카]로 끝내는 영화입니다. 여기서 트루에바가 어떤 전형성을 의도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가 일부러 이 플롯들을 가져와 조립한 건 분명합니다. 적어도 [카사블랑카]의 인용은 의심할 여지가 없죠.

이렇게 가져온 플롯들이 39년 스페인 영화계라는 상황과 맞기도 합니다. 당시 두 나라 사이엔 이런 식의 공동 제작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비교적 영화 후진국이었던 스페인에서 온 영화인들이 UFA 스튜디오의 잘 정비된 세계에서 겪는 해프닝 역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요. 가장 재미있는 것은 4개 국어가 뒤섞인 바벨탑과 같은 다국적 영화 제작 시스템의 설정입니다. 이 영화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고 배신을 당하고 버림을 당하고 맺어지지만, 그들 중 말이 제대로 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우리의 주인공 마카레나를 둘러싼 남자들은요. 의사소통을 위해 동원된 통역 바츨라프도 중요한 농담의 근원입니다.

그러나 [꿈 속의 여인]이 정말로 새로운 어떤 것을 선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훨씬 크고 화려하며 페넬로페 크루스라는 스타의 화사한 빛으로 가득 차 있지만 화끈한 무언가가 없습니다. 코미디와 30년대 격동기의 어두운 시대 배경을 결합하는 수법도 [아름다운 시절] 때가 훨씬 좋았고요. 적어도 이 영화엔 [아름다운 시절]의 풍성한 아이러니가 부족합니다. 설정이 너무 쉬웠기 때문이겠죠. (02/01/03)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는 크루스의 첫번째 고야상 수상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