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호소다 마모루 Mamoru Hosoda

주연
나카 리이사....코노 마코토
Riisa Naka....Makoto Konno
이시다 타쿠야....마미야 치아키
Takuya Ishida....Chiaki Mamiya
이타쿠라 미츠타카....츠다 코스케
Mitsutaka Itakura....Kousuke Tsuda
카키우치 아야미....하야카와 유리
Ayami Kakiuchi....Yuri Hayakawa
타니무라 미츠키....후지타니 카호
Mitsuki Tanimura....Kaho Fujitani
하라 사치에....요시야마 카즈코
Sachie Hara....Kazuko Yoshiyama
세키도 유키....코노 미유키
Yuki Sekido....Miyuki Konno

마코토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은 츠츠이 야스타카의 동명소설이고, 이 작품은 여러차례 다양한 매체로 각색되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건 1983년에 만들어진 동명실사영화이고, 오늘 이야기할 애니메이션 영화는 그 영화의 막연한 속편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건 실사영화(그리고 소설)의 주인공인 요시야마 카즈코가 주인공 코노 마코토의 이모로 나오기 때문이죠... 하여간 이게 제가 보도자료에서 취한 영화의 기본정보입니다.

영화는 갑자기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소녀 마코토의 이야기입니다. 학교 실험실에서 호두 비슷한 물건 위에 넘어진 뒤로 열심히 뛰었다가 점프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거죠. 조금만 더 노력하면 구체적인 장소와 시각까지 지정할 수 있고요. 한참 이 능력을 자기 멋대로 쓰던 마코토는 자신도 관련된 다소 복잡한 학교 러브라인에 말려듭니다. 그러다 자신의 능력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게 되고 누군가의 목숨이 달린 꽤 심각한 선택을 하게 되지요.

시간여행물로서 이 작품은 아주 아귀가 맞지는 않습니다. 일단 시간여행을 하는 동안 주인공이 단 한 번도 자기 자신과 마주치지 않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런 걸 관습으로 여기고 대충 무시한다고 해도 여전히 플롯에 난 자잘한 구멍들은 남죠.

이야기 자체도 저에겐 그렇게까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시간여행으로 장식해도 3각4각으로 연결되는 학원물 연애담은 뻔하고 그걸 꾸미는 감수성도 그만큼 진부하기 마련이죠. 하긴 그런 진부함을 신선한 새로운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게 젊은이들의 특권이긴 합니다만.

단점들이 노골적이고 페이스도 그렇게까지 빠른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는 꽤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적어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게드 전기]보다는 훨씬 재미있지요. [게드 전기]가 배가 산으로 간 대작 기획이라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비교적 잘 통제된 날렵한 소품입니다. 아이디어는 평범하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으로 표현되었고, 가끔 노골적인 감상주의가 분위기를 깨긴 해도 유머는 풍부합니다. 미야자키 비행물체처럼 애니메이션의 자유를 과시하는 장치는 많지 않아도 애니메이션의 생생함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상주의도 아주 나쁘지는 않아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배경으로 사라지고 죽어가고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회상하는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일본식 감상은 비교적 효과적이죠.

제가 정말 불만이었던 건 비교적 지엽적인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마코토는 과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느낀 뒤에도 자신이 한 가장 나쁜 짓을 교정하지 않습니다. 시간여행 중 그게 무의미해졌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그건 옳은 일이 아니죠. 전 그게 마코토가 엮인 다각 관계 연애담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도 조금 찜찜하더군요. (07/05/21)

DJUNA

기타등등

아, 이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의 자전거 타는 습관은 정말 소름끼쳤습니다. 내리막길을 전력질주하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나, 자전거를 타면서 전화를 받지 않나... 걔들이 지금까지 목숨이 붙어 있는 것부터가 기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