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크리스 와이츠 Chris Weitz

주연
다코타 블루 리처즈....라이라 벨라쿠아
Dakota Blue Richards....Lyra Belacqua
니콜 키드먼....마리사 콜터
Nicole Kidman....Marisa Coulter
다니엘 크레이그....아스리엘 경
Daniel Craig....Lord Asriel
벤 워커....로저
Ben Walker....Roger
프레디 하이모어....판탈라이몬
Freddie Highmore....Pantalaimon
이언 맥켈런....이오렉 버니슨
Ian McKellen....Iorek Byrnison
에바 그린....세라피나 페칼라
Eva Green....Serafina Pekkala
짐 카터....존 파
Jim Carter....John Faa
톰 코트니....파더 코람
Tom Courtenay....Farder Coram
이언 맥셰인....라그나르 스툴루손
Ian McShane....Ragnar Sturlusson
샘 엘리엇....리 스코스비
Sam Elliott....Lee Scoresby
크리스토퍼 리....첫 번째 의원
Christopher Lee....First High Councilor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스텔마리아
Kristin Scott Thomas....Stelmaria
에드워드 드 수자....두 번째 의원
Edward de Souza....Second High Councilor
캐시 베이츠....헤스터
Kathy Bates....Hester
데릭 제이코비....교권 밀사
Derek Jacobi....Magisterial Emissary

콜터부인과 라이라

다들 보셨을 테니, 간단히 할 말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톰 스토파드의 부재였습니다. 크리스 와이츠가 왜 스토파드의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자기가 직접 각본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어차피 [황금나침반]은 수많은 정보를 쏟아부어야 하는 영화이고 와이츠의 각본 역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 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죠.

하지만 스토파드의 각본이 살아남았다고해도 원작의 한계는 피해가기 어려웠을 겁니다. 필립 풀먼의 삼부작 소설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 캐릭터나 액션이 아닙니다. 촘촘하게 겹쳐진 다층 우주를 무대로 한 복잡하고 도전적인 설정이지요. 이런 건 소설로 읽으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액션과 대사 위주인 영화에선 사정이 다르죠. 옥스포드의 학자건, 공부엔 관심없는 12살 소녀건 모두 유창하게 현대 물리학과 우주론에 대한 수다스러운 장광설을 토해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어색하죠.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감의 결여입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에겐 자신이 톨킨의 환상 세계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당당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어서 상영하면 반나절이 걸리는 대작 3부작을 한꺼번에 제작한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거죠. 하지만 크리스 와이츠에겐 잭슨의 카리스마나 자신감이 없는 게 분명합니다. 그는 끊임없이 타협합니다. 러닝타임은 113분. 2시간도 안 됩니다. 결말의 어마어마한 클리프행어도 잘라냈고요. [해리 포터] 시리즈 덕택에 아이들이 웬만큼 긴 영화도 충분히 참아낼 수 있고, 시리즈 영화의 부흥으로 사람들이 클리프행어에 훨씬 관대해졌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겁니다.

이 타협은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영화에서 각본의 문제점들처럼 보이는 것들 중 상당수는 편집의 문제점들입니다. 불쌍한 라일라와 친구들에게는 숨을 돌이키고 감정을 조절할 여유가 없습니다. 사실 사람처럼 행동할 여유도 없어요. 한 액션이 끝나면 다른 액션으로 돌진하고 빈 시간에는 관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모든 게 너무 논스톱이고 피상적인 액션과 강연 위주이기 때문에, 영화는 오히려 비디오 게임보다도 덜 영화 같아 보입니다. 아무리 막판에 주인공에게 그럴싸한 연설을 달아주어도 구조상 뭔가 빠졌다는 느낌을 덜어낼 수 없고요. 원작에 대해 전혀 모르는 관객들도 이 이야기가 다가 아니라는 걸 눈치챘을 겁니다.

결과는 악순환입니다. 와이츠는 3부작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반 관객들에게 아부를 떨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영화의 완성도는 떨어졌고 돌아온 반응은 미적지근했죠. 그 때문에 뒤의 2편의 제작가능성도 낮아졌고요. 처음부터 잭슨처럼 우직하게 밀어붙였다면 지금처럼 난처한 입장에 몰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와이츠는 감독판을 내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고 3,40분 정도만 길어져도 이 영화는 훨씬 설득력 있는 작품이 될 겁니다. [황금나침반]은 흥미로운 원작과 좋은 배우, 근사한 특수효과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 이 영화에 필요한 건 이들이 숨을 쉬고 여유롭게 활동할 시간여유와 원작의 결말입니다. 전 제발 와이츠가 보험 삼아 원작의 결말을 찍었기를 빕니다. (07/12/24)

DJUNA

기타등등

2,3편을 동시 제작하면 제작비 여유가 좀 생기지 않을까요? 게다가 2편은 특수효과가 들어갈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만들기 덜 어려울 텐데. 하여간 빨리 결정을 내리길. 아역 배우들이 나이를 먹는 소리가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