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짐 헨슨 Jim Henson

주연
짐 헨슨....개구리 커미트/롤프/닥터 티스/왈도프/스웨덴인 주방장
Jim Henson....Kermit the Frog/Rowlf/Dr. Teeth/Waldorf/The Swedish Chef
프랭크 오즈....미스 피기/포지 베어/애니멀/독수리 샘
Frank Oz....Miss Piggy/Fozzie Bear/Animal/Sam the Eagle
다이아나 릭....레이디 홀리데이
Diana Rigg....Lady Holiday
찰스 그로딘....니키 홀리데이
Charles Grodin....Nicky Holiday
존 클리즈....네빌
John Cleese....Neville

1.

내용 설명이 필요할까요? 언제나처럼 개구리 커미트와 미스 피기는 사랑에 빠지고, 다른 머펫 친구들은 유쾌한 소동과 가무를 선사하며, 가끔 유명한 배우들이 톡톡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이 영화만의 차별화되는 기둥 줄거리가 있다면 [그레이트 머펫 케이퍼]가 '탐정 물'이라는 것. 머펫 일행은 레이디 홀리데이의 사라진 보석을 둘러싼 음모에 말려들고 미스 피기는 보석 도둑의 누명을 뒤집어 씁니다...

2.

머펫 영화들은 가끔 저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그것들은 분명 유쾌하고, 질이 떨어질 때도 머펫 시리즈 나름대로의 매력을 잃어버린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영화'인가요?

물론 영화입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짐 헨슨의 손인형들은 '영화'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들을 [세사미 스트리트]에서 너무 많이 봐서 그럴까요? 그럴지도. 하지만 그것 이상입니다.

그러고 보면 텔레비전의 세계와 영화의 세계에는 나름대로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 텔레비전이 영화의 특정 부분을 먹어 버린 것이지요. [폴린의 위기] 류의 시리즈 영화는 더이상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뉴스 영화들은 멸종했습니다(심지어 [대한 뉴스]까지도!) 텔레비전에 유리하거나 그다지 영화적이 아닌 것들은 모두 극장용 영화로부터 달아난 것이죠.

헨슨의 손인형들은? 역시 텔레비전의 영역입니다. 이마도 이 장르의 시각적 표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공룡옷을 뒤집어 쓴 사람이 PBS 텔레비전에 남고(하긴 보라색 공룡 바니도 얼마 전에 스크린 외출을 하기는 했지만) 스톱 모션 공룡들이 영화판에 남은 것과 같은 이유지요. 머펫들은 귀엽고 그 특유의 동작들도 매력적이지만 등장시간의 8할을 미디엄 숏과 클로즈업으로 일관해야 하는 이 장르 고유의 단점은 이런 영화의 보편화를 심각하게 가로막습니다. 짐 헨슨의 명성이 아니었다면 이런 영화들은 만들어졌을 리도 없어요.

3.

그러나 영화는 역시 영화입니다. 머펫 영화들은 [세사미 스트리트]보다 훨씬 시각적으로 재미있습니다. 정식 특수 효과의 도움을 받은 머펫 인형들은 텔레비전에서보다 훨씬 활기차게 움직입니다. 특히 미스 피기의 활약은 대단해요. 이 영화에서 미스 피기는 자전거를 타면서 커미트와 로맨스를 즐기고 상상 속에서 에스터 윌리엄즈 식 수중 발레를 하며 오토바이 스턴트와 무술까지 합니다! 보통 영화 속의 보통 사람들이 그런다면 그냥 그렇겠지만 머펫들이 이렇게 움직이니 놀랍기 그지 없어요. 하긴 머펫 영화의 재미란 이런 TV적 요소와 영화적 요소의 묘한 충돌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4.

다이아나 릭은 이 영화에서 레이디 홀리데이 역으로 잠시 나오는데, 이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쓸만한 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서글픈 등장이었습니다. [그레이트 머펫 케이퍼]가 나쁜 영화라는 건 결코 아니지만, 이 배우를 머펫 영화와 007로만 기억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는 좀 짜증이 나는군요.

피터 유스티노프, 존 클리즈, 피터 포크와 같은 카메오들을 찾아 내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하긴 그것도 머펫 영화의 기본 재미 중 하나죠. (98/06/28)

DJUNA

기타등등

어떻게 커미트가 자전거를 탔는지 아세요? 자동차를 탄 인형 조종사가 위에서 일일이 조종하더군요.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