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Blake Edwards

주연
잭 레몬....페이트 교수/하프닉 왕자
Jack Lemmon....Professor Fate/Prince Hapnik
토니 커티스....레슬리 '그레이트 레슬리' 갈란트 삼세
Tony Curtis....Leslie 'The Great Leslie' Gallant III
나탈리 우드....매기 뒤브와
Natalie Wood....Maggie DuBois
피터 포크....맥시밀리언 '맥스' 민
Peter Falk....Maximillian 'Max' Meen
키넌 윈....헤제카이어 스터디
Keenan Wynn....Hezekiah Sturdy
아서 오코넬....헨리 굿바디
Arthur O'Connell....Henry Goodbody
비비안 반스....헤스터 굿바디
Vivian Vance....Hester Goodbody
도로시 프로바인....릴리 올레이
Dorothy Provine....Lily Olay
래리 스토치....텍사스 잭
Larry Storch....Texas Jack
로스 마틴....롤프 폰 스투프 남작
Ross Martin....Baron Rolfe von Stuppe
조지 맥리디....쿠스터 장군
George Macready....General Kuhster
마빈 캐플런....프리스비
Marvin Kaplan....Frisbee
할 스미스....보라초 시장
Hal Smith....Mayor of Boracho

또 하나의 '추억의 영화'군요. 저와 비슷한 나이인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KBS 토요일 영화 시간에서 보셨을 거예요. 그걸 어제 OCN에서 다시 해주더군요. 그래서 다시 보았답니다.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드리죠. 시대 배경은 테디 루즈벨트가 대통령인 20세기 초, 우리의 주인공 레슬리는 하늘과 바다를 종횡무진하며 기록을 깨는 모험가입니다. 레슬리 뒤에는 늘 실패만 하면서도 레슬리를 훼방놓는 악당 페이트 교수가 있죠.

어느 날 레슬리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부흥시킬 새로운 아이디어를 냅니다. 그건 뉴욕에서 파리에 이르는 장거리 자동차 경주였죠. 중간에 바다가 있다는 건 아무도 생각을 못했는지, 이 바보같은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구체화됩니다. 물론 페이트 교수도 레슬리를 누르기 위해 참가하죠. 여기에는 사장을 협박하다시피해서 기자 일자리를 얻어낸 여권운동가 매기 뒤브와가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가세합니다.

여기서부터 페이트 교수와 레슬리, 매기 뒤브와의 허풍스런 모험담이 펼쳐집니다. 보라초 시에서는 서부극 스타일의 주먹 싸움을 벌이고, 북극해를 빙산으로 건너고, 유럽의 소국에서는 [젠다 성의 포로]를 표절한 음모담에 말려들고요. 어떻게 보면 한 영화에 온갖 오락 영화 장르를 다 부벼넣으려고 한 것 같아요.

재미있겠다고요? 몇몇 부분은 그래요. 농담은 거의 고전입니다. 대표적인 게 에펠탑이 무너지는 마지막 장면이죠. 페이트 교수의 다양한 장난감들도 흥미롭고요. 토니 커티스는 평범하지만 사악한 악당을 연기하는 잭 레몬과 맹렬 여권운동가인 나탈리 우드는 정말 재미있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는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합니다. 그건 영화가 원래 기둥이 되는 아이디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레이트 레이스]가 의도했던 것은 맥 세네트식 정신없는 추적신으로 가득 찬 코미디였어요. 관객들이 기대했던 것 역시 그런 것이었고요. 그러나 영화는 정작 레이스 자체에는 무관심해요. 덕택에 레이스 장면은 초반에서 끝이 나고, 페이트 교수의 발명품은 거의 사용되지 못하며, 결정적으로 속도가 떨어집니다. 특히 후반부 [젠다 성의 포로] 장면은 지루하고 심하게 늘어져요.

영화가 매기 뒤브와와 레슬리 사이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설정한 여권 운동 소재도 잘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제딴에는 공정하려고 한 모양인데, 워낙 서툴러서 몇몇 부분은 상당히 불쾌하기까지 하군요. 신문사 앞의 시위 장면은 거의 의미가 없기까지 하고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호의적으로 기억하지만, 대부분은 감상적인 회고 정서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요. 물론 저 역시 그런 편이고요. 그래도 전성기의 잭 레몬과 나탈리 우드를 보는 기분이 나쁠 수는 없답니다. (00/10/30)

DJUNA

기타등등

러시아에서 나탈리 우드가 짤막한 러시아어 실력을 과시하는 장면이 나오죠. 문득 그걸 보고 그 사람이 러시아계라는 것이 떠올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