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피터 콘웰 Peter Cornwell

주연
버지니아 매드슨....사라 캠벨
Virginia Madsen....Sara Campbell
카일 갤너....맷 캠벨
Kyle Gallner....Matt Campbell
일라이어스 코티스....포프스쿠 목사
Elias Koteas....Reverend Popescu
아만다 크루....웬디
Amanda Crew....Wendy
마틴 도노반....피터 캠벨
Martin Donovan....Peter Campbell
소피 나이트....메리
Sophi Knight....Mary
타이 우드....빌리 캠벨
Ty Wood....Billy Campbell
에릭 J. 버그....조나
Erik J. Berg....Jonah
존 블루스너....램지 에이크먼
John Bluethner....Ramsey Aickman
D.W. 브라운....브룩스 박사
D.W. Brown....Dr. Brooks

사라와 맷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는 [헌팅 A Haunting]이라는 시리즈를 한 적이 있었죠. 완전한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실제로 일어났던 유령 사건들을 드라마로 각색해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 좋아했어요. 원래 ‘귀신들린 집’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데, 이 시리즈는 이 주제만 다룬 작은 영화들의 집합소나 다름없었던 말입니다. 솔직히 최근에 나왔던 유령 영화들보다 특별히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영화들의 질은 다 고만고만하잖아요. 하지만 [헌팅] 시리즈에서는 ‘실화’라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교적 충실하다보니 과장된 드라마로 이야기를 종결하려는 시도도 상대적으로 적었고요.

[메디엄 The Haunting in Connecticut]은 2002년에 방영된 이 시리즈의 파일럿 에피소드인 [A Haunting in Connecticut]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심지어 주인공인 사라 캠벨(텔레비전 시리즈에서는 카렌 파커, 실제로는 카르멘 스니데커)이 [헌팅] 에피소드의 인터뷰를 찍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지요.

내용은 어떤 것이냐. 사라의 아들 맷이 암에 걸렸습니다. 가족들은 병원에 가까운 코네티컷의 집으로 이사를 가죠. 그런데 맷은 그 뒤로 이상한 유령들을 목격합니다. 슬슬 다른 사람들 눈에도 이상한 게 보이기 시작하고 맷이 침실로 잡은 지하실에서는 장의사 도구들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상한 현상은 19세기에 벌어졌던 강령의식과 관련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냐고요? 흠, 전 여러분이 어떤 종류의 ‘사실’을 기대하는지 모르겠군요. 우선 영화가 [헌팅] 에피소드를 충실하게 각색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아닙니다. 그건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알 수 있는 거죠. 드라마를 완성하는 과거의 비밀이나 막판의 물리적 클라이맥스와 같은 건 몽땅 허구입니다. 그럼 오리지널 [헌팅] 에피소드가 스니데커 가족의 주장을 충실하게 반영한 것인가에 대한 다음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전 여기에 대한 답을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보다는 충실했겠죠. 마지막으로 스니데커 가족이 정말로 저런 일을 겪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저 중 일부는 분명 사실입니다. 초자연현상 전문가인 에드와 로레인 부부가 이들의 사건을 수사하려 불려가기도 했지요. 그 집에 정말로 유령이 있었을까요?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지만 그들이 겪은 주관적 경험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역시, 추정을 위한 추정일 뿐이지만.

그렇군요. 그렇다면 영화는 순전히 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허구로서 즐겨야겠군요? 그런데 그게 안 됩니다. [메디엄]이 관객들에게 약속한 것은 ‘실화’이고 이 평범한 이야기가 영화화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도 ‘실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에 전형적인 할리우드 자극을 넣으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지요. 심지어 [헌팅] 텔레비전 시리즈가 더 무섭습니다. [헌팅] 시리즈가 오싹했던 건 시청자들에게 ‘실화’의 느낌을 적당히 전달하는 테크닉의 결과였으니까요. 버지니아 매드슨이나 마틴 도노반, 일라이어스 코티스는 모두 좋은 배우들이지만 이렇게 이름이 잘 알려진 배우들이 나오니까 허구의 느낌이 더 강해지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그 허구의 이야기가 특별히 재미있느냐... 그것도 아니란 말입니다.

그래도 장사가 좀 된 모양인지, [메디엄]의 제작진은 속편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헌팅] 시리즈를 원작으로 삼은 3부작 영화를 만들 생각이라는군요. (09/07/21)

DJUNA

기타등등

1. [The Haunting in Connecticut]이 국내 관객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제목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메디엄]이라도 특별히 낫지는 않습니다. 이미 [미디엄] 텔레비전 시리즈가 국내에서도 잘 나가고 있는 중이니 더욱 그렇죠. [메디엄]이라고 쓴 건 혹시 텔레비전 시리즈와 구별하기 위해서인가요?

2. 영화 중간에 감독 피터 콘웰이 만든 애니메이션 단편 [Ward 13]이 텔레비전에서 잠시 나옵니다. 2003년작이니 87년 배경의 영화에 나와선 안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