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탠리 투치 Stanley Tucci

주연
올리버 플랫....모리스
Oliver Platt....Maurice
스탠리 투치....아서
Stanley Tucci....Arthur
알프레드 몰리나....제레미 버텀
Alfred Molina....Jeremy Burtom
릴리 테일러....릴리
Lili Taylor....Lily
토니 살룹....1등 항해사
Tony Shalhoub....First Mate
앨리슨 재니....맥신
Allison Janney....Maxine
리처드 젠킨즈....조니
Richard Jenkins....Johnny
이사벨라 로셀리니....여왕
Isabella Rossellini....Queen
캠벨 스코트....마이스트리히
Campbell Scott....Meistrich
빌리 코널리....스파크스
Billy Connolly....Sparks
다나 아이비....에센다인 부인
Dana Ivey....Mrs. Essendine
호프 데이비스....에밀리
Hope Davis....Emily
맷 맥그라드....마르코
Matt McGrath....Marco
스티븐 부세미....해피 프랭크
Steve Buscemi....Happy Franks
알랜 코더너....선장
Allan Corduner....Captain

아서와 모리스는 실업자 신세인 배우들입니다. 어쩌다 빵집 주인한테서 받은 연극 티켓으로 [햄릿]을 보던 그들은 술집에서 주연 배우 제레미 버텀의 무능력함과 형편없는 인간성을 비난하다가 그만 버텀과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숨느라고 상자 속에 들어간 아서와 모리스. 이제는 되었겠다 하고 나와보니 글쎄 막 출항하려는 여행선 위네요. 그들은 친절한 승무원 릴리의 도움을 받아 필사적으로 배에서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연달아 암살과 납치, 살인 음모에 말려드는 통에 사태는 점점 고약해집니다...

[임포스터]의 줄거리는 [뜨거운 것이 좋아]를 모방하고 있습니다. 쫓기는 두 연예인들이 부자들이 모여 있는 화려한 장소에 뛰어들어 소동에 휘말린다는 이야기니까요. 모리스 역을 연기한 올리버 플랫은 중간에 정말 여장을 하기도 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소"에 대응하는 대사 역시 마련되어 있죠. "완벽한 사람..."만큼이나 한 방 먹이는 대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임포스터는 옛날 고전의 스토리만 모방한 영화는 아닙니다. [임포스터]가 하려는 일은 그보다 더 광범위합니다. [임포스터]의 목표는 1930년대에서 40년대에 걸쳐 유행한 할리우드 희극 영화의 분위기를 90년대식으로 재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아서와 모리스 콤비는 밥 호프와 빙 크로스비, 애보트와 코스텔러와 같은 구식 코미디 콤비입니다. 대책없이 로맨틱한 에밀리, 우울증 환자인 해피 프랭크, 음흉한 소악당인 마이스트리히 역시 연기 테크닉에서부터 캐릭터 설정까지 구식 영화들을 모방하고 있죠. 이들을 내세우기 위해 영화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수법들은 요샌 거의 쓰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정말 30년대 구식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니, 아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에요. 정확히 말해 이 영화는 30년대 구식 코미디의 유령과 같은 작품입니다. 굉장히 웃기는 영화지만, 정작 영화가 담고 있는 노스탤지어는 텅빈 유원지에서 느낄 수 있는 서글프고 쓸쓸한 어떤 것입니다.

[임포스터]는 구식 영화를 공격적으로 패러디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구식 트릭을 아주 놀려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뒤집혀지는 자막, 당시 영화의 비현실적인 트릭들을 놀려대는 장난, 무성 영화식 삽입 자막과 같은 것들이 있죠. 하지만 영화는 이런 구식 영화를 직접적으로 놀려대는 대신 당시 영화가 주었던 푸근한 도피주의를 되살리는 쪽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비평가들로부터 전적인 지지를 받았던 투치의 전작 [빅 나이트]와는 달리 [임포스터]에 대한 평은 상당히 엇갈리는 편인데, 그건 아마 이 영화의 이런 성격 때문일 겁니다. 조금 옛날을 무대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삶 속에 직접 뿌리를 박고 있는 [빅 나이트]와는 달리 [임포스터]는 허상을 이중으로 모방하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정말 우습고 즐거우며, 또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어제 피운 담배 연기처럼 허망합니다. 어느 쪽이 옳은 관점일까요? 그걸 어떻게 간단히 말하겠어요? 전 취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취향에 대해 말하라고 한다면, 전 이 영화를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 아마 이런 구식 영화에 대한 투치의 애착을 나누어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투치가 재현한 이런 달콤하면서도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는 저에게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나오고 그들은 모두 잘 캐스팅되어 있습니다. 투치와 플랫이 보여주는 연기는 훌륭하고 캠벨 스코트의 배꼽잡는 독일인 스튜어드도 재미있습니다. 더 있지만 캐릭터를 설명하는 동안 이야기를 노출시킬 것 같군요.

막판에 테러리스트가 하는 연설은 아무래도 투치의 입장을 역으로 대변하는 듯 합니다. 흥분한 테러리스트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얼굴을 하고 아무도 서로를 속이지 않는 끔찍할 정도로 평등한 사회주의 유토피아에 대해 연설합니다. 들으면 공포스러워요. 투치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세상에 숨어 있는 아서와 모리스와 같은 수많은 사기꾼들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나에 대한 것일 겁니다. 빵만으로 살 수 없는 것처럼, 진실만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거짓과 환상은 진실과 현실만큼이나 삶에 필요한 것입니다. (00/08/01)

D&P

기타등등

깜짝 카메오가 초반부에 한 명 나옵니다.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