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만 Michael Mann

주연
알 파치노....로웰 버그먼
Al Pacino....Lowell Bergman
러셀 크로우....제프리 와이갠드
Russell Crowe....Jeffrey Wigand
크리스토퍼 플러머....마이크 월레스
Christopher Plummer....Mike Wallace
다이안 베로나....리안 와이갠드
Diane Venora....Liane Wigand
필립 베이커 홀....돈 휴잇
Philip Baker Hall....Don Hewitt
린지 크루즈....샤론 틸러
Lindsay Crouse....Sharon Tiller
데비 마자....데비 드 루카
Debi Mazar....Debbie De Luca
스티븐 토볼로스키....에릭 클러스터
Stephen Tobolowsky....Eric Kluster
콤 피오르....리처드 스크럭스
Colm Feore....Richard Scruggs
브루스 맥길....론 모틀리
Bruce McGill....Ron Motley
지나 거숀....헬렌 카테렐리
Gina Gershon....Helen Caperelli
마이클 갬본....토머스 샌더퍼
Michael Gambon....Thomas Sandefur
립 톤....존 스캔론
Rip Torn....John Scanlon
린 티그펜....윌리엄즈 부인
Lynne Thigpen....Mrs. Williams
할리 케이트 아이젠버그....바바라 와이갠드
Hallie Kate Eisenberg....Barbara Wigand

1.

마이클 만의 전작인 [히트]와 마찬가지로, [인사이더]는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 만난 두 남성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남자 1은 막 담배 회사에서 해고 당한 화학자 제프리 와이갠드, 남자 2는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의 프로듀서인 로웰 버그먼입니다. 버그먼은 와이갠드의 증언으로 담배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려 하지만, 담배 회사와 소송에 말려들까봐 두려워하는 CBS 이사진의 압력과 충돌하고 맙니다.

[대통령의 사람들]이 연상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백악관을 담배 회사로 고치고, 딥 스로트를 주인공으로 해서 영화를 만든다면 [인사이더]가 나오겠지요. 평론가들이 [대통령의 사람들]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꼭 그 영화에 [인사이더]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유사한 것은 소재와 설정일 뿐, 이 둘은 전적으로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의 사람들]이 건조하게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따라갔을 뿐이라면, [인사이더]는 드라마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진짜로 관심을 가지는 쪽은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 아니라 이 사건에 말려든 두 남성 캐릭터들의 연대와 파워 게임입니다.

[인사이더]가 가장 어울리는 장르는 서부극입니다. 총만 안들었을 뿐이지, 와이갠드와 버그먼은 총잡이 악당들한테 포위된 두 보안관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들을 지탱하는 것은 자신의 믿음과 명예인데, 사실 그 믿음 자체가 무엇이건 상관 없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 없이 [대통령의 사람들]을 만들 수는 없었겠지만, 담배 회사 없이 [인사이더]를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을 겁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담배 회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두 남자가 그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2.

그러나 그런다고 정말 담배 회사를 다른 어떤 것으로 교체할 수는 없습니다.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실화니까요. 정말로 담배 회사들은 거짓말을 했고, 와이갠드와 버그먼은 그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뛰었으며, [60분]은 스캔들에 말려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사실인가? 그건 아닙니다. [인사이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마이클 만은 스토리에 흥미를 추가하기 위해 원래의 이야기를 꽤 많이 바꾸었습니다.

이것까지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만이 주력해야 하는 것은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지, 사실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에게는 어느 정도 사건을 뜯어고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만이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다루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만은 버그먼의 친구였거든요. 재미를 주기 위해 이야기를 극적으로 고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이 영화의 사실 왜곡은 그것과는 달랐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화를 냈던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마이크 월레스는 거의 배반당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지요. 다른 기사들을 읽어보니, [60분] 사람들은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꼭두각시들이 아니었고, 스캔들 폭로도 전적으로 버그먼에 의해 조종되었던 것은 아니었답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만이 버그먼의 입장에 지나칠 정도로 치중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가 '진실의 폭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왜곡은 이율배반처럼 보입니다. 디즈니사는 이 영화가 '오락'일 뿐이라며 발뺌을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과연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울 수 있는 것일까요? 완벽한 거짓말인 픽션? 아니면 반쯤 거짓말인 '다큐 드라마'?

3.

진실이 어쨌건, [인사이더]는 훌륭한 드라마입니다. 2시간 40분을 넘어가는 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박진감이 넘칩니다. 가끔 쓸데없는 부분까지 지나치게 많이 다루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도대체 유나바머 이야기는 왜 들어갔는지?) 워낙 스토리가 단단해서 그런 사소함은 쉽게 잊혀집니다.

만이 두 주인공을 다루는 방식 역시 멋집니다. 물론 그는 이 둘을 영웅으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들을 미화하고 남성성을 과장하는 서툰 짓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이들의 결점과 위태로운 성격을 전면으로 끄집어내어 거칠고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사실 완벽한 친구들은 재미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와이갠드는 영화 속에 그려진 자신의 모습이 불만이었다지만, 영화 속의 와이갠드는 실제 와이갠드보다 더 근사한 인물일 겁니다.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와 같은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에 힘을 더해줍니다. 특히 크로우는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었던 단순한 터프 가이 이미지를 완벽하게 뛰어넘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00/03/16)

DJUNA

기타등등

제프리 와이갠드의 공식 홈페이지에 한 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