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요엘 베리발 Joel Bergvall
시본 산드퀴스트 Simon Sandquist

주연
구스타프 스카쉬고드....니클라스
Gustaf Skarsgård....Niklas
투바 노보트니....안넬리
Tuva Novotny....Annelie
리 브로데....케르스틴
Li Brådhe....Kerstin
토마스 헤덴그란.....토마스 라르손
Thomas Hedengran....Thomas Larsson
데이빗 해그먼....페터
David Hagman....Peter
페르 루트롭....마르쿠스
Pär Luttrop....Marcus

니클라스와 안넬리

마츠 발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인비저블]은 전통적이면서도 살짝 뒤틀린 유령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주인공인 모범생 니클라스는 어쩌다가 학교 깡패들에게 얻어맞고 숲 속에 버려지는데, 그 다음날 아무런 생각없이 학교에 왔다가 자기가 유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유령 니클라스는 어떻게든 진상을 밝히고 자기 시체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데, 그러는 동안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초반 설정은 어딘지 모르게 [사랑과 영혼]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습니다. 살해된 주인공이 범인에게 복수하려고 한다는 설정이나 유령과 그 말을 알아듣는 살아있는 사람의 유대관계와 같은 것들이 그렇죠. 물론 전 이게 표절이 아니라 그냥 장르 벽장에서 소재를 가져와 조립한 결과라고 말할 겁니다. 그리고 이 유사성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정말로 중요한 요소들은 [사랑과 영혼]과 닮지 않은 부분들이거든요.

이 영화에서 진짜로 흥미진진한 부분은 이 장르적인 설정에 스웨덴 청소년들의 사실적인 삶을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영화는 처음엔 유령이 원한갚는 정통적인 복수극인 것처럼 행세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처음엔 분명한 것 같았던 선악구별은 점점 흐려져만 가요. 영화는 당연한 것 같았던 캐릭터들의 가치 평가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이들의 덜컹거리는 삶을 정당하게 묘사합니다. 영화에서는 살해된 아이, 살해한 아이, 배반한 아이 모두가 공평한 대접을 받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습니다. 이 이야기는 니클라스의 유령이 그가 복수하고 싶어했던 살인범인 안넬리와 깊은 정신적 유대관계를 맺는다는 아이러니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니클라스의 유령은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리적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걸 제외한다면 장르적인 투명인간입니다. 그리고 투명인간이라는 설정은 허버트 조지 웰즈가 이 아이디어를 장르에 도입시킨 뒤부터 늘 인간소외와 연결되었죠. 니클라스가 투명한 유령이 된 뒤부터 느끼는 격렬한 고독은 현대 청소년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좋은 은유일뿐만 아니라 비슷한 고통을 겪은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가 끝날 무렵이면 니클라스와 주변 사람들은 그 과정을 통해 적어도 주변의 몇몇 사람들과 덜컹거리는 소통을 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너무 늦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영화는 유령이라는 설정을 꽤 재미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보통 유령들은 주변 사물을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이죠. 이 영화에서 유령들은 둘 다입니다. 니클라스는 자신이 물건들을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과 사물로부터 감각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니클라스의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환상일 뿐 정말로 물건들이 움직이는 건 아니죠.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효과적인 설정입니다. 니클라스는 세계가 그에게 주는 모든 고통을 그대로 느끼지만 세계는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인비저블]은 고정된 장르의 공식도 다루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신선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좋은 예입니다. 물론 이 경우는 늘 양질의 청소년물을 만들어온 스칸디나비아 영화계의 경험이 유익한 도움이 되어 주었겠지만요. (03/09/26)

DJUNA

기타등등

1. 니클라스 역의 구스타프 스카쉬고드는 스텔란 스카쉬고드의 아들입니다. 아빠한테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 잘합니다.

2. 씨네코아의 언론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 맨 뒷자리에서 남자 둘이 영화 내내 숙덕거리는 통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언론시사회라고 특별히 관객 수준이 높은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날은 정말 심해도 너무 심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