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두이간 John Duigan

주연
제이슨 패트릭....어거스트 킹
Jason Patric....August King
탠디 뉴튼....애널리스 윌리엄스버그
Thandie Newton....Annalees Williamsburg
래리 드레이크....올라프 싱글테리
Larry Drake....Olaf Singletary
샘 워터스턴....무니 라이트
Sam Waterston....Mooney Wright
사라-제인 와일드....아이다 라이트
Sarah-Jane Wylde....Ida Wright
에릭 매비우스....할 라이트
Eric Mabius....Hal Wright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때는 19세기 초. 북 캐롤라이나의 산골에 어거스트 킹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아내를 잃고 홀로 사는 그는 몇 개월마다 자기 농장에서 거두어들인 물품들을 끌고 마을로 내려와 내다 파는 일들을 반복해왔습니다. 한마디로 [달구지를 끌고] 식의 삶을 사는 사람이지요.

이번에도 마을에서 새 가축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던 그에게 약간 당혹스러운 일이 일어납니다. 동네 부자 올라프네 집에서 달아난 흑인 노예 애널리스 윌리엄스버그가 그의 삶에 끼어든 것이지요. 처음에는 준법 시민답게 소극적으로 그녀를 무시하던 그는 결국 그녀를 도와주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그의 조용한 세계는 완전히 부서지고 맙니다.

존 일리의 소설의 70년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어거스트 킹]의 모양새는 아주 소박하고 단순합니다. 너무 단순해서 현대 장편 소설보다는 구식 우화처럼 보여요. 주인공 어거스트 킹은 안낼리스를 돕는 동안 서서히 자신이 자기 몸처럼 소중히 여기는 가축들을 하나씩 잃어가고 마지막에는 죽은 아내의 추억이 서린 집과 아내의 그림들까지 잃고 맙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소극적인 방관자였던 그는 적극적인 도덕적 행동가로 변신합니다.

원작 소설이 발표되었던 70년대만 해도 어거스트 킹의 이야기는 상당히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을 겁니다. 어거스트 킹이 살고 있는 노예제 시대의 남부는 인권문제와 베트남전 문제로 시달리던 70년대의 미국과 쉽게 연결됩니다. 정말로 우화였던 셈이지요.

그러나 요새 관객들에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날카롭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 위선적이고 동기가 미심쩍어 보이기까지 하죠. 이 작품에서도 애널리스가 벌이는 자유와 존엄을 위한 투쟁은 결국 한 백인 남자의 영적 변화를 위한 도구일 뿐이니까요. 하긴 백인 주인공을 내세운 노예 이야기는 다들 그런 구석이 있기는 합니다.

영화는 보다 소박하고 보편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때 자기 기능을 보다 잘 발휘합니다. 백인 주인공을 내세운 노예제 이야기의 위선을 살짝 잊는다면 보편적인 도덕적 우화로서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작품입니다. 19세기 초엽의 시대 분위기를 잘 살린 사극으로도 좋겠고요. 제이슨 페트릭과 탠디 뉴튼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들 사이에 연결된 미묘한 감정의 연결 역시 훌륭하고요. (00/11/15)

DJUNA

기타등등

[어거스트 킹]은 탠디 뉴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두이간의 두번째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