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 Alejandro Agresti

주연
키아누 리브스....알렉스 와일러
Keanu Reeves....Alex Wyler
산드라 불록....케이트 포스터
Sandra Bullock....Kate Forster
쇼레 아그다슐루....안나 클리진스키
Shohreh Aghdashloo....Anna Klyczynski
크리스토퍼 플러머....사이먼 와일러
Christopher Plummer....Simon Wyler
이본 모스-바크락....헨리 와일러
Ebon Moss-Bachrach....Henry Wyler
빌리케 판 아멜루이....케이트의 어머니
Willeke van Ammelrooy....Kate's Mother
딜런 월시....모건
Dylan Walsh....Morgan
린 콜린스....모나
Lynn Collins....Mona

케이트

네, [레이크 하우스]는 [시월애]의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로이 리가 무더기로 사들였던 한국 영화 리메이크 판권의 첫 번째 결실이죠. 평도, 흥행도 그냥 그랬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로저 이버트처럼 썩 호의적인 평을 써 준 평론가들도 꽤 있었고, 보고 나서 만족한 관객들도 은근히 많았다고 하니까요. 어차피 이런 식의 중급 멜로드라마들은 개봉당시 극장 수익보다 DVD 판매나 텔레비전 쪽에 기대는 경향이 있고요.

어떻게 다르냐고요? 남자 주인공의 설정은 같습니다. 아버지의 그림자 밑에서 시달리는 건축가지요. 여자 주인공의 직업은 바뀌었습니다. 성우에서 의사로요. 왜냐고요? 보시면 압니다. 그 직업이 새로 추가된 이야기들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일 마레는? 이 영화에서 집의 이름은 일 마레가 아닙니다. 그렇게 될 수가 없지요. 시카고 근처의 호숫가에 지어졌으니까요. 하지만 걱정마시길. 일 마레라는 이름이 폐기된 건 아닙니다. 전 산드라 불록이 그 특별한 장면에서 '일 마레'라고 외칠 때 은근히 기분이 좋았답니다. 이건 오리지널 영화의 팬들을 위한 윙크지요.

데이빗 오번의 각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두 주인공을 훨씬 밀접하게 엮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의 정보가 날아드는 과거의 인물인 남자 주인공 알렉스는 그 정보를 최대한으로 이용하지요. 그 때문에 그와 여자 주인공 케이트는 2년 전 과거에서 꽤 자주 만나고 훨씬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심지어 2년 전에 키스까지 하는 걸요. 유감스럽게도 원작의 허망할 정도로 성급한 해피엔딩은 이 영화에도 남아서 영화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시간여행의 논리도 깨먹고요.

영화의 대사들은 더 잘 쓰여졌습니다. 원작의 CF 카피 같은 공허한 대사들은 실제 세계를 사는 훨씬 현실적이고 나이도 웬만큼 먹은 지식인들의 대사로 옮겨졌지요. 크리스토퍼 플러머, 쇼레 아그다슐루, 린 콜린스와 같은 튼튼한 조역진 덕택에 배우 질도 더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은근히 영화의 소재나 주제가 미국에서 더 잘 먹히기도 해요. 특히 와일러 부자의 이야기에서는요. 일 마레, 아니 레이크 하우스라는 곳부터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같은 시기를 살았던 젊은 건축가의 작품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레이크 하우스]는 [시월애]가 가졌던 분명한 개성은 없습니다. [시월애]가 거칠거칠한 연기와 각본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개성을 가진 괴짜 소품이었다면, [레이크 하우스]는 자기 직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만든 평작입니다. (06/08/11)

DJUNA

기타등등

용산 CGV에서 한 시사회 분위기는 굉장히 안 좋았어요. 일단 영화의 초점이 맞지 않았어요. 영화 상영 전에 틀어주는 에티켓 광고에 나오는 매너꽝 관객들이 모두 모여있었고요. 좌석에 대해 조금만 항의해도 "안돼욧!"라고 몰아붙이는 담당 직원도 불편했고. 제가 계속 같은 사람에게 이런 구박을 받는 걸까요, 아니면 워너에서 시사회 직원들에게 규격화된 무례함을 강요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