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킹 The Last King of Scotland (2006) * * *
감독
케빈 맥도널드
Kevin Macdonald
주연
포레스트 위테이커....이디 아민 다다 장군
Forest Whitaker....General Idi Amin Dada
제임스 매카보이....니콜라스 개리건 박사
James McAvoy....Dr. Nicholas Garrigan
케리 워싱턴....케이 아민
Kerry Washington....Kay Amin
질리언 앤더슨....사라 메릿
Gillian Anderson....Sarah Merrit
사이먼 맥버니....나이젤 스톤
Simon McBurney....Nigel Stone
데이빗 오옐로요....토머스 준주 박사
David Oyelowo....Dr. Thomas Junju
애비 무키비....마상가
Abby Mukiibi....Masanga
 |
[라스트 킹 The Last King of Scotland]은 정말로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스코틀랜드 역사에 대한 건 아니에요. 'The Last
King of Scotland'는 이디 아민이 자기에게 붙인 별명이라는군요. 그는
스코틀랜드와 스코틀랜드 인을 좋아했고 아들에게 캠벨이나 맥킨지와
같은 이름들을 붙여주었는데다가 언젠간 영국을 침공해 스코틀랜드를
독립시키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더군요. 어이가 없는 소리 같지만
식민지 군대의 하사관 출신이었고 유럽의 지배자들을 적으로 여기며
자신을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 놓고 싶어했던 약간 미친 독재자의
행동이라고 보면 이는 비교적 자연스럽습니다.
하여간 이 별명은 이 영화의 원작이 된 자일즈 포든의 소설에 영감을 주었음이 분명합니다. 니콜라스 개리건이라는 스코틀랜드의 젊은 의사가 이디 아민의 주치의가 되어 겪는 이야기의 아이디어가 다른 데에서 나왔을 리가 없지요. 쿠데타나 엔테베 인질사건과 같은 실제 사건들이 등장하고 이디 아민을 비롯한 상당수의 실존 인물들이 실명으로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허구입니다. 다 포든이 지어낸 것이죠.
그 때문에 [라스트 킹]은 시간여행을 다룬 SF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미래에서 온 다소 한가한 시간여행자가 이디 아민 시절의 우간다에 떨어져 온갖 일들을 겪는다는 이야기로 풀어도 딱 맞을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이 여행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이디 아민이라는 인물의 캐릭터지요.
일생일대의 기회를 거머쥔 포레스트 위테이커의 몸을 빌어 재창조된 이디 아민은 예상 외로 재미있는 인물입니다. 영화는 무자비하게 정적들을 살해하는 잔인무도한 독재자로서의 이디 아민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런 그를 단순한 괴물이 아닌 온갖 인간적인 장단점을 갖춘 거대한 인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디 아민이라는 인물의 컴플렉스와 집착을 20세기 아프리카 역사와 연결지어 해석하려는 시도 역시 어느 정도 하고 있고요. 니콜라스 개리건이라는 스코틀랜드인 주인공 덕택에 영화는 길고 불편하고 질기게 이어진 영국과 우간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영화는 역사에 대해 어쩔 수 없이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 개리건은 영화 중후반까지 우간다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든요. 그는 순전히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평생을 개업의로 썩기 싫어 우간다로 달아난 젊은이입니다. 이런 그가 갑자기 독재자의 인정을 받아 주치의가 되었으니 신이 났죠. 솔직히 그는 좀 재수없는 인간입니다. 나무랄 수는 없죠. 그 나이 또래의 젊은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실수이고 사실 우간다까지 내려와 남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만 해도 대부분의 우리보다 나으니까요. 그러나 그가 서구 관객들을 위한 안내인 역으로는 나쁘지 않아도 우간다 역사를 바라보는 이상적인 눈 역할을 못한다는 건 확실해요. 그와 실존인물들을 억지로 연결시키면서 만들어낸 몇몇 허구도 거슬리고요. 특히 케이 아민과 개리건을 불륜 관계로 그린 건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엔테베 인질사건과 클라이막스를 겹쳐놓은 결말은 서스펜스가 넘치긴 하지만 엉뚱한 데에 무게가 실린 것처럼 보이고요.
그러나 아까도 말했듯이, 이 영화는 역사를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닙니다. 과연 실존인물의 캐릭터를 성실하게 그린 영화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영화가 우리가 알고 두려워했고 조롱했던 이 아프리카의 독재자의 모습에 새로운 깊이를 부여한 건 사실입니다. 역사를 무시하고 봐도 꽤 재미있는 서스펜스 스릴러고요. (07/06/15)
DJUNA
기타등등
이디 아민과 부하들이 보고 있던 포르노는 유명한 [Deep Throat]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