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배질 디어든 Basil Dearden

주연
잭 호킨스....노먼 하이드
Jack Hawkins....Norman Hyde
나이젤 패트릭...피터 그레이엄 레이스
Nigel Patrick....Peter Graham Race
로저 리브시...마이크로프트
Roger Livesey....Mycroft
리처드 어탠보로....에드워드 렉시
Richard Attenborough....Edward Lexy
브라이언 포브스....마틴 포틸
Bryan Forbes....Martin Porthill
키에런 무어....스티븐즈
Kieron Moore....Stevens
로버트 쿠트....버니 워렌
Robert Coote....Bunny Warren

1.

[신사동맹]의 등뼈가 되는 농담은 간단합니다. 직업 범죄자의 작업 방식이 직업 군인의 방식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여기에 생각이 미친 주인공 하이드 대령은 불명예 제대한 6명의 퇴역 장교들을 끌어모아 은행강도에 나섭니다.

그렇게 전복적인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직업 은행강도나 군인이나 모두 비정상적인 폭력 행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단지 군인들의 경우, 국가라는 것이 그 폭력을 양성하고 정당화하는 것이 다를 뿐이죠.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서 자기가 하던 일과 가장 비슷한 일을 찾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입니다. 은행강도 계획의 두목이 나름대로 모범 장교였던 하이드였다는 것을 보면 그 성격이 더 뚜렷해집니다.

그 결과 영화가 의도했던 은밀한 영국식 코미디가 발생하죠. 이들은 은행강도를 마치 전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군대식으로 진행합니다. 목적의 불법성과 행동의 엄숙함이 비벼대며 일으키는 유머는 늘 즐길 만한 것입니다.

강도질이 전쟁이 되면서 지금까지 국가에 의해 정당화되었던 부당행위들도 놀림감이 됩니다. "우린 지금까지 이집트, 중국, 일본에까지 누명을 뒤집어 씌웠지만 아직까지 아일랜드인한테는 하지 않았소." 하면서 자기네 무기 탈취 행위를 IRA에 뒤집어 씌우는 하이드의 태평함은 그 좋은 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사동맹]이 엄숙한 사회 비판을 의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거의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히 언급해야 할 것 같군요. [신사동맹]과 같은 영국식 블랙 코미디의 핵심은 영국식 계급 사회와 밀접하게 닿아있습니다. 이 사회에서 강조되는 매너, 스포츠 정신과 같은 것들이 그 목적이 부패했을 때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경우에 이런 블랙 유머가 발생하니까요. [신사동맹]은 스포츠 정신과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한 아이러니컬한 예찬입니다.

2.

이 영국식 블랙 코미디를 빛나게 하는 것은 그만큼이나 영국식으로 음흉한 영국 배우들입니다. 특히 하이드 역의 잭 호킨즈와 마이크로프트 역의 로저 리브시는 일품입니다. 둘은 양극에 선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호킨즈가 타락한 모범 군인이라면 로저 리브시는 성실한 방탕아입니다. 그 사이에 브라이언 포브스, 젊은 시절의 리처드 어텐보로와 같은 배우들이 끼어들면서 영화의 균형을 잡습니다. 7명은 남성만으로 꾸려나가기엔 꽤 많은 숫자지만 영화는 무리없이 이들을 개성적인 캐릭터들로 유지해나갑니다.

3.

이 영화의 감독 배질 디어든의 경력을 체크해봤는데, 어렸을 때 재미있게 보았었던 [암살부서 The Assassination Bureau]의 감독이기도 했군요. 생각해보니 그 영화도 [신사 동맹]과 비슷한 방식으로 범죄를 다룬 영화였지요. 덜 아이러니컬하고 더 진지했다는 게 차이겠지만요. (99/02/07)

D&P

기타등등

EBS의 하단 자막은 계속 이 영화 제목을 'League of Gentleman'이라고 표기하더군요. 한 번이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런 실수가 한두번이 아니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