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해리 O. 호이트 Harry O. Hoyt

주연
베시 러브....폴라 화이트
Bessie Love....Paula White
루이스 스톤....존 록스턴 경
Lewis Stone....Sir John Roxton
월래스 베리....챌린저 교수
Wallace Beery....Prof. Challenger
로이드 휴즈....에드워드 E. 말론
Lloyd Hughes....Edward E. Malone
알마 베넷....글래디스 헝거포드
Alma Bennett....Gladys Hungerford
아서 호이트....섬멀리 교수
Arthur Hoyt....Prof. Summerlee
마가렛 맥웨이드....챌린저 부인
Margaret McWade....Mrs. Challenger
벌 몬타나....원시인
Bull Montana....Ape-Man
프랭크 핀치 스마일즈....오스틴
Frank Finch Smiles....Austin
줄스 카울즈....잠보
Jules Cowles....Zambo
조지 버니....콜린 맥카들
George Bunny....Colin McArdle
찰스 웰슬리....피버드 소령
Charles Wellesley....Maj. Hibbard
조코....자기 자신
Jocko....Himself
아서 코난 도일....자기 자신
Arthur Conan Doyle....Himself

브론토사우르스

[잃어버린 세계]는 공룡이 등장하는 최초의 실사 영화입니다. 영화판에 스톱 모션 괴물을 도입한 최초의 영화이며 그 뒤에 나온 모든 괴물 영화들의 시조이기도 합니다. [킹콩]이나 [고지라]는 모두 [잃어버린 세계]의 직계 후손입니다. 선사시대의 괴물이 현대 도시를 때려부순다는 설정이 다 어디에서 나왔는데요. 심지어 이건 원작자인 아서 코난 도일의 아이디어도 아닙니다. 모든 게 바로 이 영화에서 시작되었지요.

유감스럽게도 우린 이 영화의 완전한 버전을 볼 수 없습니다. 리메이크를 염두에 둔 제작사에서 필름들을 폐기하기도 했고 공룡에 집중하기 위해 인간들이 나오는 장면들을 잘라내기도 했지요. 2000년 체코에서 프린트가 발견되기 전까지, 사람들이 볼 수 있었던 건 65분짜리 편집본이었습니다. 그 뒤에 20여분이 추가된 새 버전이 나오긴 했지만 그 역시 원작보다는 짧아요.

영화의 기본 설정은 원작과 같습니다. 공룡을 봤다는 챌린저 교수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탐험대가 조직되고 그들은 아마존의 정글 속에 숨어 있는 공룡들을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바뀌었어요. 실종된 과학자를 찾는 이야기가 추가되었고 삼각 관계 연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의 딸인 폴라가 동행하지요. 폴라의 애완동물인 원숭이 조코가 나오기도 하고요. 유치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 뒤에 나온 거의 모든 [잃어버린 세계] 각색물들이 이런 식으로 여자 주인공들을 달아주고 있는 걸요. 남자애들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건 코난 도일 시대에나 먹히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코난 도일 자신도 이 버전을 꽤 좋아했다고 해요.

바뀐 이야기가 재미있냐고요? 음... 아뇨. 전 여전히 원작의 이야기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 영화에서 인간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공룡들과 따로 놀아요. [킹콩]에서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지요. 추가된 실종자 수색 이야기는 싱겁게 종결되고 삼각관계 러브 스토리는 유치합니다. 핑계가 없는 건 아니에요. 제작비와 아직 실험단계인 기술도 염두에 두어야 했겠죠. 영화사에서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실력을 믿지 못해 공룡들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한 각본을 따로 진행시켰기 때문에 콘티가 엉망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아무리 핑계가 좋다고 해도 각본이 [잃어버린 세계]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라는 건 분명합니다.

진짜 핵심은 역시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공룡입니다. 물론 이 역시 경천동지할 수준은 아닙니다. 마르셀 델가르도가 만들고 오브라이언이 생명을 불어넣은 이 공룡 인형들은 아직 실험의 초기 단계에 있었어요. 공룡들의 팔다리는 고무 호스와 같고 그들의 움직임은 뻣뻣합니다. 33년에 만들어진 [킹콩]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지요.

그러나 델가르도와 오브라이언의 공룡들은 할 건 다 합니다. 다른 공룡들과 이종격투기를 벌이기도 하고 겁에 질린 인간들을 추적하기도 하며 런던 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죠. 이런 괴물 영화들을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당시 관객들이 이 공룡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한 번 상상해보세요.

[잃어버린 세계]는 고고학적인 유물입니다. 작품 자체의 질보다는 그 작품의 역사적 가치 때문에 더 평가받는 영화지요. 그러나 그 역사적 가치가 영화에 또다른 종류의 재미를 불어넣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공룡영화팬들에게 [잃어버린 세계]가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인 건, 그들이 이 영화를 만든 개척자들의 노력과 실험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06/02/03)

DJUNA

기타등등

코난 도일이 도입부에 나옵니다. 자막을 통해 관객들에게 뭔가 이야기를 하긴 하는데, 무성영화이다 보니 움직이는 코난 도일을 본다는 의미 이상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