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폴 웬드코스 Paul Wendkos

주연
재클린 비세트....폴라 클락슨
Jacqueline Bisset....Paula Clarkson
알란 알다....마일즈 클락슨
Alan Alda....Myles Clarkson
쿠르트 유르겐스....덩컨 일라이
Curt Jurgens....Duncan Ely
바바라 파킨즈....록샌
Barbara Parkins....Roxanne
파멜린 퍼딘....애비 클락슨
Pamelyn Ferdin....Abby Clarkson
캐슬린 위도우즈....매기 웨스트
Kathleen Widdoes....Maggie West
윌리엄 윈덤....웨스트 박사
William Windom....Dr. West
브래드포드 딜먼....빌 드 랜시
Bradford Dillman....Bill Delancey

폴라

네, 또다른 악마 추종자 영화입니다. 하지만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로즈마리의 아기]나 [엑소시스트]와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아이디어만 따진다면 보다 19세기적이지요.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부당한 수단을 이용한 소망 성취이지 사탄이나 계시록은 아닙니다.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음악 저널리스트인 마일즈는 피아니스트 덩컨 일라이와 친구가 됩니다. 일라이는 백혈병으로 죽으면서 마일즈에게 피아노와 현금 10만 달러를 남기지요. 일라이가 죽자 마일즈는 놀라운 피아노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아내인 폴라는 그런 남편을 의심하게 되죠. 알고 봤더니 마일즈는...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눈치채셨을 거예요.)

...알고 봤더니 마일즈는 마일즈가 아니었죠. 덩컨이 악마의 힘을 빌어 마일즈와 몸을 바꾼 겁니다. 정말 파우스트적이 아닌 가요? 악마한테 혼을 넘긴 예술가 이야기가 20세기 식으로 슬쩍 업데이트된 것이죠.

이 영화에서 이 미친 로맨티시즘을 가장 잘 살리는 요소는 제리 골드스미스가 영리하게 재구성한 음악입니다. 골드스미스는 리스트의 음악을 조각내어 멋들어진 파우스트 식 광기를 영화에 불어넣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는 음악만큼 잘 나가지는 않습니다. 사전 정보없이 본다면 처음 도입부는 충분히 궁금증을 자아낼 만도 해요. 하지만 진짜 액션이 시작된 뒤부터는 너무 뻔해지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내 남편은 내 남편이 아니다!"라고 떠들어대고 다니고 그걸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거죠.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이유로 죽어나가는 건 당연하겠고요.

꽤 악의가 넘치는 영화의 결말은 이런 뻔함을 조금 교정해줍니다. 주인공의 결단이 설득력이 좀 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에 잘 맞고 산만해진 후반부를 꽤 그럴싸하게 가다듬어 주거든요.

알란 알다나 재클린 비세트, 쿠르트 유르겐스와 같은 배우들이 안정된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다행이고요. 특히 알란 알다의 캐릭터 전환은 과장없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오멘]처럼 독자적으로 설 만큼 독창적이지도 않고 [엑소시스트]와 같은 힘도 없습니다. 흥미롭지만 그렇게까지 기억할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99/06/22)

D&P

기타등등

1. 제이콥 김펠이 알란 알다와 쿠르트 유르겐스를 위해 피아노를 대신 쳐주고 있습니다.

2. 필름스에는 자료가 없지만, 이 영화는 예술 영화 채널을 통해 방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