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아놀드 라빈 Arnold Laven

주연
팀 홀트....존 트윌린저
Tim Holt....John Twillinger
오드리 달튼....게일 맥켄지
Audrey Dalton....Gail MacKenzie
한스 콘리드....제스 로저스 박사
Hans Conried....Dr. Jess Rogers
바바라 대로우....조디 심즈
Barbara Darrow....Jody Simms
맥스 쇼월터....태드 존스 박사
Max Showalter....Dr. Tad Johns
할란 워드....로버트 클레멘스
Harlan Warde....Robert Clemens
고든 존스....조시 피터스
Gordon Jones....Josh Peters
미미 깁슨....샌디 맥켄지
Mimi Gibson....Sandy MacKenzie
마저리 스탭....코니 블레이크
Marjorie Stapp....Connie Blake
조디 맥크리....프레드 존슨
Jody McCrea....Fred Johnson
에일린 할리....심즈 부인
Eileen Harley....Mrs. Simms

마지막 습격

네, 또다른 50년대 괴물 영화입니다. 이번에는 거대한 달팽이 괴물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염수 호수인 솔튼해 바닥에서 잠들어 있던 고대의 괴물이 지진으로 깨어나 문명 세계로 기어나온 것이지요. 이 괴물은 근처 부대의 군인들이랑 수영 나온 젊은이들을 잡아 피와 체액을 쪽쪽 빨아 먹습니다. 문제는 이 괴물이 엄청나게 다산이고, 곧 근처 운하로 기어나와 바다로 빠져나갈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생태학적 재앙이 시작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당연히 용감한 군인 아저씨들과 과학자들이 이들을 막으려 발벗고 뛰어야 하죠.

[세상에 도전한 괴물]에 대해 특별히 따로 이야기할 만한 건 많지 않습니다. 당시 괴물 영화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라가니까요. 정치적인 분석 역시 획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매카시 선풍 당시의 편집증 같은 것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수만 명의 다른 사람들이 이 영화나 비슷한 다른 영화에서 한 일이니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괴물은 어떨까요? 영화 제작자들은 몇 백만 년 전에 살았던 고대 새우의 알 화석에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더군요. 영화 중반에 잠시 나오는, 비가 온 뒤 갑자기 불어난 사막 생물들을 찍은 라이프지의 사진 역시 아이디어의 원천이었을 겁니다.

고대 달팽이라고 주장하는 괴물이지만 달팽이보다는 송충이를 닮았습니다. 영화 초반엔 괴물의 무서운 모습에 놀란 수병이 심장마비를 일으키지만 요새 관객들에게는 그렇게 무서운 모습이 아닙니다. 동그랗고 커다란 눈 때문에 오히려 귀여워보이기까지 해요.

기술적 완성도는 높습니다. 물론 당시 수준으로 그렇다는 말이죠. 움직임이 둔하긴 하지만 그래도 번들거리며 솔튼해 주변을 얼쩡거리는 괴물들의 존재감은 꽤 강합니다. 하긴 그렇게 재빠르게 움직일 필요도 없죠. 달팽이인 걸요.

괴물들에 비해 인간 캐릭터들의 존재감은 약합니다. 일부는 주연배우들의 무개성적인 외모와 연기 때문이고 일부는 원래부터 약한 캐릭터 설정 때문입니다. 하긴 50년대 B급 영화 캐릭터들은 늘 약한 편입니다. 군복 입은 모범적인 성격의 캐릭터들을 기억하는 건 쉽지 않죠. 요새 관객들에겐 더욱 그럴 거고요. 주연 배우인 팀 홀트는 정말 기억하기 힘들었답니다. 차라리 샌디로 나오는 꼬마 배우가 훨씬 인상이 강하더군요.

[세상에 도전한 괴물]은 다소 무개성적이고 느리긴 하지만 여전히 '잘 만든' 50년대 괴물 영화입니다. 반 세기 가까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바뀐 관객들의 취향 때문에 복고풍의 멋이 더해지기도 했고요. 여러분이 [에일리언]식 세련된 괴물 영화를 바란다면 볼 필요 없는 영화지만 세상엔 그것말고도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01/09/25)

DJUNA

기타등등

저 같으면 솔튼해 주변을 어떻게든 통제하고 달팽이 괴물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했을텐데. 하긴 50년대 괴물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과 제 생각이 같을 수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