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볼프강 페테르센 Wolfgang Petersen

주연
바렛 올리버....바스티안
Barret Oliver....Bastian
노아 해서웨이....아트레이유
Noah Hathaway....Atreju
타미 스트로나크....어린 여제
Tami Stronach....The Childlike Empress
토마스 힐....코레안더
Thomas Hill....Koreander
모지스 건....카이론
Moses Gunn....Cairon
앨런 오펜하이머....팔코르
Alan Oppenheimer....Falkor
시드니 브롬리....잉기우크
Sydney Bromley....Engywook
패트리샤 헤이즈....어글
Patricia Hayes....Urgl
제럴드 맥래니....바스티안의 아버지
Gerald McRaney....Bastian's Father

아트레이유와 팔코르

[네버엔딩 스토리]는 볼프강 페테르센의 첫번째 영어 영화입니다. 물론 '영어 영화가 무엇이냐?'하고 묻는다면 끝도 없겠지만, 이 영화가 영어권 배우들을 동원해 영어로 찍은 영화 페테르센의 첫 영화인 건 사실이죠. 몇몇 유럽 배우들은 더빙을 해야했고, 독일어 버전과 영어 버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요.

[네버엔딩 스토리]의 원작은 미하엘 엔데가 쓴 동명의 판타지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소설의 전반부만 옮긴 작품이지요. 책벌레 소년 바스티안은 동네 깡패들에게 쫓겨다니다 신비한 서점에 들어가고 거기서 [네버엔딩 스토리]라는 신비한 책을 발견합니다. 책은 사라져가는 판타지아라는 세계를 구출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아트레이유라는 소년의 모험담인데, 바스티안은 책을 읽어가는 동안 이것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네버엔딩 스토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이 작품이 독일에서 만든 훌륭한 스튜디오 대작 영화라는 것입니다. 이미 [유 보트]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바바리아 스튜디오의 인재들이 할리우드 전문가들 못지 않은 대작 오락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증명한 것이죠.

요새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소박해 보이지만, 당시 이 영화의 전체적인 기술적 완성도는 할리우드와 맞먹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아날로그 시대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이들을 짊어지고 있는 시각적 상상력도 뛰어나서 [네버엔딩 스토리]의 구경거리로서의 가치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각본에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트레이유의 모험담은 영화 한 편을 끌어가기엔 박진감이 부족합니다. 드라마나 액션도 없이 그저 중간 중간에 이상한 괴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게 전부니까요. 환상 세계와 현실을 연결하는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중심 스토리의 빈약함을 보완해주지는 못하죠. 전체적으로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의 줄거리는 밋밋한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원작에서 영화화된 부분은 긴 프롤로그에 불과했으니까요. 이 이야기의 진짜 기능은 주인공 바스티안의 호기심을 자극해 판타지아로 들어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당연히 진짜 드라마와 모험은 영화가 끝난 제2부에서 시작되지요. 결과적으로 영화는 본론을 시작도 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겁니다. 나중에 제2부가 영화화되기는 했지만 전편과의 연결성이 미미했고 작품도 별로여서 큰 도움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소설 전부를 영화화하는 것도 어려웠을 겁니다. 굉장히 성급한 영화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네버엔딩 스토리]는 장점도 많습니다. 스토리의 빈약함은 시각적 상상력과 특수 효과, 정말로 정말로 예쁜 세 꼬마 배우들에 의해 보완됩니다. 그리고 80년대 당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던 아이들 중 용 팔코르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던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바스티안과 아트레이유를 잔뜩 질투하며 극장을 빠져 나왔을까요? 아마 [네버엔딩 스토리]의 DVD를 목빠져라 기다리던 사람들도 대부분 당시 어린 시절을 이 영화와 함께 했던 어른들이겠지요. (01/10/03)

DJUNA

기타등등

1. 원래 화면 비율로 영화를 보니 속이 후련하더군요. 팬앤스캔 버전 때는 갑갑하게 느껴졌던 팔코르의 비행 장면도 DVD로 보니 훨씬 그럴싸했습니다.

2. 미하엘 엔데는 영화가 맘에 안들었던 모양이더군요. 오프닝 크레딧에 엔데의 이름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합니다.